ADVERTISEMENT

위중증 환자수 최악인데…정부 특별대책엔 '극장 팝콘 금지'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0일 서울 중랑구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에서 환자를 이송하는 의료진. 연합뉴스

30일 서울 중랑구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에서 환자를 이송하는 의료진. 연합뉴스

오늘 코로나19 확진자가 3000명대가 나온 건 주말 동안 검사량 감소 영향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내일은 다시 4000명 이상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30일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3032명으로 소폭 줄었지만, 재원 중 위중증 환자는 661명으로 또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사망자는 하루 동안 44명 발생했다. 손 반장이 언급했듯 내일은 이보다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상황을 알고도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발표한 4주간의 특별방역대책에는 고삐를 조일만한 요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추가접종 확대 전략은 긍정적” 

방역당국은 전날 코로나19 확산세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을 고려해 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 시행을 당분간 유예하는 한편 4주간 시행할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18~49세까지 추가 접종 대상 확대 ▶방역패스 유효기간 6개월 제한 ▶영화관 내 팝콘 등 취식 금지 ▶확진 시 재택치료 원칙 등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추가 접종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국은 앞으로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6개월로 제한하는 한편 추가 접종 가능 대상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그동안 돌파감염 발생 비율이 높아지면서 우려가 컸는데 추가 접종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대책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나치게 발을 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강화 측면에선 영화관 팝콘 금지 대책만 눈에 띈다”며 “사실상 정부가 변죽만 울린 셈”이라고 평가했다.

“재택치료 확대, 오히려 중환자 늘어날 것”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특히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모두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하는 정책에 대해 쓴소리가 쏟아졌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는 초기에 증상이 별로 없다가 갑자기 나빠질 수 있는 병인데 자택에 두게 되면 위중증 환자가 당연히 많이 생기게 된다”고 우려했다. 의료 체계 부담을 덜어주려다가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단 분석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우리나라가 아파트에서 밀집해 사는 구조인데 확진자가 여럿 발생해 재택치료에 들어갈 경우 아파트 단지 내 감염도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재택치료는 무증상인 50세 미만을 대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상회복위서 자영업자와 거리 못 좁혀…“다음 주 5000명 될 수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러시아 하바롭스크와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출발한 해외입국자들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심사를 받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러시아 하바롭스크와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출발한 해외입국자들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심사를 받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정작 이번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했던 거리두기 강화책이 빠진 것에 대해선 정부 내부에서도 아쉬운 소리가 나온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방역ㆍ의료 분과를 중심으로 높았지만, 자영업자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번 대책에서 빠지게 됐다”며 “방역과 민생이 대립구조로 가면 안 되는데 정부가 줄다리기하다가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강화책이 빠지면서 12월 한 달간 방역에 비상 지표는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발표된 주간 위험도 평가 추이를 보면 위드 코로나에 들어가기 전인 10월 4주차와 11월 4주차의 확진자 발생, 대응 역량은 현저하게 차이가 났다. 10월 4주 중환자실 가동률은 42.1%, 주간 평균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212명이었던 것에 반해 11월 4주에는 각각 70.6%, 477명까지 확대됐다. 수도권 기준 의료대응역량 대비 확진자 발생 비율은 한 달 전 43.4%에서 현재 89.5%까지 차올랐다.

김우주 교수는 “당장 다음 주에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넘을 수도 있다”며 “정부가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연말에는 1만명까지도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오미크론 국내 상륙 가능성도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일본에서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국내에도 아프리카 8개국은 금지했지만, 전세계에서 퍼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 확진된 사람이 얼마든지 입국했을 수 있다”며 “오미크론까지 국내에 상륙할 경우 혼란은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