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카카오 시즌2 준비하는 '김범수 올드보이'…과제는 글로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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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카카오 게임즈 각자대표 겸 미래이니셔티브 공동센터장. 중앙포토.

남궁훈 카카오 게임즈 각자대표 겸 미래이니셔티브 공동센터장. 중앙포토.

카카오가 30일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를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5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차기 카카오 공동대표에 내정한 데 이어 나온 굵직한 인사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 함께 공동 센터장을 맡아 카카오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다.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도 그대로 맡는다.

왜 중요해?

카카오의 리더십이 향후 10년 준비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모바일을 넘어(Beyond Mobile)’라는 목표로 미래 먹거리를 찾는 조직이다. 센터장을 맡은 김범수 의장은 지난해 3월 카카오톡 10주년을 맞아 “지난 10년은 카카오의 시즌1이라고 생각하고, 시즌2를 위한 다음 1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미래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찾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이니셔티브와 남궁훈

시너지+글로벌 : 국내외 174개 계열사를 둔 카카오는 회사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별도 조직을 뒀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와 공동체성장센터. 이중 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김 의장 직속 조직으로, 내부에선 ‘미래전략추진실’이라 부른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공지능(AI)·블록체인·디지털헬스케어 등 신기술 중심으로 탐색하는 조직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남궁 대표 선임으로 센터의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 전 계열사의 글로벌 공략과 미래먹거리 발굴을 (센터가) 총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공 DNA 입증한 올드보이(OB) : 남궁훈 센터장은 삼성SDS 시절 김 의장과 알게 된 후 한양대 앞에서 PC방 사업을 하며 동고동락했다. 1999년엔 김 의장과 함께 ‘한게임’을 공동창업했다. NHN USA 대표, CJ인터넷(현 넷마블) 대표, 위메이드 대표 등을 거쳐 2015년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로 돌아왔다. 작년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고 올해 ‘오딘:발할라 라이징’ 흥행을 이끌며 카카오게임즈를 3N(넥슨,엔씨소프트, 넷마블)의 대항마로 키워냈다.
메타버스·NFT : 남궁 센터장은 자전거 타기에 게임을 접목한 ‘프로젝트R’(2018년)이나 실시간 상금 퀴즈 ‘프렌즈타임’(2019년)을 선보이는 등 게임 외 사업 감각도 탁월하단 평가를 받는다. 최근엔 골프에 가상현실(VR)을 접목했고, 디지털 휴먼 사업으로 메타버스에도 진출했다. NFT도 준비 중. 카카오게임즈를 넘어 카카오 그룹 차원에서 콘텐트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내년 3월부터 카카오를 이끌 최고경영자로 내정됐다. 장진영 기자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내년 3월부터 카카오를 이끌 최고경영자로 내정됐다. 장진영 기자

‘믿을 맨’의 중용 : 크러스트 유니버스

미래이니셔티브가 김 의장과 남궁 대표가 밑그림을 그리는 곳이라면, 글로벌에 통할 서비스를 현장에서 키워내는 건 ‘크러스트 유니버스’다.
● 창조적 파괴 : 크러스트 유니버스는 카카오가 글로벌·미래를 위해 올해 6월 싱가포르에 만든 회사. 2017년 이후 '블록체인'을 카카오의 주요 미래로 꼽아온 김 의장은 8월 크러스트 리더그룹 워크숍에 직접 참여하는 등 관심을 쏟고 있다. 크러스트는 ‘새로운 우주를 위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for a New universe)’란 모토로 블록체인·인공지능 등 차세대 기술기반 혁신적 스타트업을 육성할 예정. 글로벌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키울 방침이다.
유니버스에 모인 어벤저스 : 크러스트에도 믿을맨 OB들이 중용됐다. 아이위랩(카카오 전신)부터 함께한 송지호 공동체센터장(겸직)이 크러스트 대표를 맡았고, 카카오 창업 멤버인 강준열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카카오 CTO 출신 신정환 카카오톡 부문 총괄부사장, 카카오모빌리티를 론칭했던 정주환 신사업총괄 부사장 등도 합류했다. 카카오에서 시너지·투자·기술·전략 전문가로 첫손에 꼽히는 임원들이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 [사진 카카오]

카카오 김범수 의장. [사진 카카오]

'각개전투 전문' 카카오의 변신

● 카카오는 김 의장이 말한‘100명의 CEO 양성’ 모델을 축으로 성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들은 투자 유치부터 성장, 독립(IPO)까지 독자적으로 했다. 그러나 올 들어 이 자회사들이 독과점·골목상권 침해·수수료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지난 9월 김 의장은 “10년간 추구한 성장 방식 버리고, 근본적 변화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 지난 10월에는 카카오 창립 이래 처음으로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10명의 C레벨(미등기 임원)을 임명하며 핵심 인재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했다. 이 과정에서 정의정 최고기술책임자(CTO, 전 CBO), 이종원 최고비지니스책임자(CBO), 강형석 최고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 남기웅 최고인사책임자(CHO) 같은 새 얼굴도 등장했다. 이후 11월 카카오페이를 성공으로 이끈 개발자 출신 류영준 대표를 차기 카카오 공동대표에 내정했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남궁 대표를 비롯한 ‘믿을 맨’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 리더십 변화로 새출발 메시지는 분명해졌지만 실제 글로벌에서 성과를 낼 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픽코마나 카카오웹툰 외에는 내놓을 카드가 많지 않다. 동시에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계열사별 상생안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한 약속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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