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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통령보다 세다…코로나 백신 개발 CEO 한마디에 증시 ‘충격’

중앙일보

입력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가 외신과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종에 대해 언급한 이후 한국 증권 시장이 연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EPA=연합뉴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가 외신과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종에 대해 언급한 이후 한국 증권 시장이 연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EPA=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미국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가 외신과 인터뷰에서 “백신의 효과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고백이 국내·외 금융시장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미국 선물 시장이 급락했고, 국내 증권 시장도 연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코로나19 팬데빅 시대에 바이오기업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방셀 CEO는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이제 델타 변이와 같은 수준으로 (코로나19 백신이) 효과적인 세상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접종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오미크론 변종에 대해 이전만큼 효과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오미크론 변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에 대해 여러 과학자들과 대화를 나눴다며 “데이터를 확인해 봐야겠지만, 나와 대화한 모든 과학자들은 ‘결과가 그다지 좋지 않을 것(this is not going to be good)’이라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그의 이 같은 비관적인 발언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게 내성이 생길 경우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상황은 또 다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한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 [사진 파이낸셜타임즈 캡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한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 [사진 파이낸셜타임즈 캡처]

30일 오전까지 회복세…오후에 급락 전환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의 영향으로 29일 급락했던 금융 시장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다소 회복하는 분위기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연설에서 신종 오미크론 변이를 거론하며 “우리는 세계 최고의 백신과 최고의 약, 최고의 과학자를 보유했다”며 “이 변이는 우려의 원인이지, 패닉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효과에 대한 방셀 CEO의 부정적인 의견이 알려지면서 이날 오후 금융 투자자들은 대거 자산을 매도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이날 오후 들어 1% 넘게 밀려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 증시의 3대 지수 선물도 1% 넘게 떨어졌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북해 브렌트유는 2% 가까이 하락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두드러지면서다. 미국 대통령보다 일개 바이오 기업의 한 마디가 코로나19 시국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 본사 앞에 설치한 모더나 로고 앞에 백신 바이알과 주사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 본사 앞에 설치한 모더나 로고 앞에 백신 바이알과 주사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국내도 마찬가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70.31포인트 떨어진 2839.01(-2.42%)에 장을 마감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18일 71.98포인트 하락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 지수은 전날보다 26.71포인트 떨어진 965.63(-2.69%)에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금융 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다. 일본 증시는 1.2%까지 상승했으나 오후 들어 급락해 –1.6%를 기록했다. 홍콩의 항셍지수는 –1.86%, 중국 CSI300지수는 –0.3%를 기록했다. 올랐던 호주 증시도 스테판 방셀 CEO의 언급이 알려진 이후 상승 폭을 반납했다(1.15%→0.22%).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전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보였던 금융 시장이 오후에 갑자기 하락했다”며 “모더나 CEO의 발언이 급격히 하락 전환한 배경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29일(현지시간)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29일(현지시간)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화이자 “알약 치료제, 오미크론 변이 효과 있을 것”

한편 방셀 CEO와 달리 미국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CEO는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알약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29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화이자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에 대해 “우리의 경구용 치료제가 이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매우 높은 수준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중이라며 “백신의 보호 능력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백신이 (변이로부터) 인체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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