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베일 벗은 막후의 실력자…37세 인도男이 트위터 새 수장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후계자와 전임자. 왼쪽은 파라그 아그라왈 신임 CEO, 오른쪽이 잭 도시 창업자 겸 전 CEO. AFP=연합뉴스

후계자와 전임자. 왼쪽은 파라그 아그라왈 신임 CEO, 오른쪽이 잭 도시 창업자 겸 전 CEO. AFP=연합뉴스

파라그 아그라왈. 어렵지만 이 일곱 글자를 앞으로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트위터의 새 수장인 인도계 최고경영자(CEO)의 이름이어서다. 아그라왈 CEO는 올해 만 37세다.

시장은 우선 잭 도시 전 CEO의 퇴장과 아그라왈의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 소식이 전해진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트위터의 주가는 장 초반 11%p 가량이 올랐다. 불확실성이 컸던 CEO 대신 성실의 아이콘에 가까운 새 CEO의 등장이 청신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아그라왈 CEO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을 정도로 비교적 조용한 인물에 속한다. 트위터에 합류한 것은 10년 전인 2011년으로, 도시의 최측근으로 조용히 활약해왔다고 한다. “잭 도시의 오른팔이자 정신적 후계자”(뉴욕타임스) “막후에서 암약하던 트위터의 인사이더”(가디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막후의 실력자가 전면에 등장한 셈.

뉴욕증시 모니터에 뜬 트위터 로고. AP=연합뉴스

뉴욕증시 모니터에 뜬 트위터 로고. AP=연합뉴스

아그라왈은 인도에서 태어난 뒤 유학을 택해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으며 미국에 정착했다. 인도 매체 인디아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인도 IIT 뭄바이에서 컴퓨터공학 학사를 취득했고, 아버지는 원자력공학을 전공한 과학자였다고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AT&T 등에서 일한 뒤 트위터에 입사했고 2017년 최고테크놀로지경영자(CTO) 자리까지 올랐다.

성격은 어떨까. 잭 도시의 표현을 직접 보자. 도시는 사임을 알리는 e메일에서 아그라왈에 대해 “호기심도 많고 합리적이며 창의적이고 동시에 요구사항도 많지만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겸손하다”고 표현했다. 도시는 이어 “(아그라왈은) 내게 매일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었으며 다음 CEO로서 적격인 사람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자신했다.

직원으로서 뛰어났다고 해서 훌륭한 CEO가 되리란 보장은 없다. 리더로서의 아그라왈 앞엔 과제가 산적해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위터는 이제 단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아닌 미디어 컴퍼니로서 정체성을 새롭게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 역시 “2023년까지 매출을 두 배로 올리겠다는 트위터의 자체 목표도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그라왈의 트위터 계정. [트위터 캡처]

아그라왈의 트위터 계정. [트위터 캡처]

아그라왈 본인도 자신의 앞날이 험로라는 걸 잘 안다. SNS 기업들은 혁신의 기로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 CEO 역시 최근 사명(社名)을 ‘메타’로 변경하면서 메타버스로서의 확장을 선언했다. 이제 트위터의 혁신은 아그라왈의 어깨에 달려있다. 아그라왈이 CTO로서 주로 다루던 영역 중 하나가 암호화폐라는 점은 CEO로서의 그의 승부수를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아그라왈은 직원들에게 보낸 뒤 트위터에 공유한 e메일에서 “나 역시 여러분들과 같은 도전 과제를 이겨냈고 실수를 했고 그러면서 계속 성장을 했다”며 “우리에겐 앞으로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미래를 향해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고 생각하자”며 “물론 의문도 논의해야 할 문제도 많지만 앞으로 시간은 많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에선 아그라왈의 합류로 인도계 CEO들의 전성시대가 더욱 본격화했다. 아그라왈뿐 아니라 MS의 사티야 나델라,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역시 인도 출신이다. NYT는 “인도 출신 CEO들이 IT업계를 꽉잡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