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로톡 가입 변호사 징계한 변협 제재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3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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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변호사협회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대한변협이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하겠다고 한 게 부당하다는 판단에서다.

공정위는 변협이 사업자단체에 금지된 행위를 했다는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29일 발송했다. 공정위는 변협의 의견서를 제출받아 검토한 뒤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공정위는 내년 초 전원회의를 열고 과징금 부과나 검찰 고발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지난 6월 로톡의 신고를 받고 5개월간 조사를 벌였다. 로톡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지난 5월 법률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했다. 이후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게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징계위원회 회부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단체가 회원들의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공정위는 로톡 변호사에 대한 변협의 대응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법무부도 로톡의 손을 들어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변협은 29일 논평을 내고 “공정위가 변협의 변호사 광고 규율에 개입한 행위는 헌법으로 보장되는 변호사 제도의 근간을 위협하는 행동이자 명백한 월권”이라고 반발했다. 변협은 “사업자단체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공정거래법이 규정한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법원에선 의사협회나 약사협회 등을 사업자단체로 인정한 판례가 있다. 앞으로 공정위 전원회의에선 변협을 사업자단체로 인정하느냐, 아니냐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제재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표시광고법은 “개별 사업자가 스스로 표시·광고 행위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사업자단체가 회원들의 표시·광고 행위를 제한하는 것은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

변협은 변호사들이 로톡을 이용해 광고하면 불이익을 받도록 했다. 반면 변호사들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이용해 광고하는 건 가능하다. 공정위는 변협이 표시·광고에 대한 회원들의 자율성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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