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델타 500배? 백신 무력화?…오미크론 공포, 14가지 질문

중앙일보

입력 2021.11.29 20:00

업데이트 2021.11.29 20:04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러시아 하바롭스크발 여객기를 이용한 승객들이 검역 절차를 밟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러시아 하바롭스크발 여객기를 이용한 승객들이 검역 절차를 밟고 있다.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지난 9일 처음 보고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Omicron)이 3주만에 유럽과 아시아를 넘어 북미에 상륙했다. 유례없는 확산 속도에 세계 각국은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며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자칫 5차 대유행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어느 정도인지, 기존 백신은 무력화되는 건지 여러 궁금증을 모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왜 ‘오미크론’으로 불리게 됐나
각각의 바이러스에는 과학적 명칭이 있다. 이 변이 역시 ‘B.1.1.529’라는 명칭이 있다. 다만 언론이나 학계에서는 복잡한 이름 대신 변이가 처음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따서 ‘영국발’, ‘남아공발’ 변이 등으로 부르곤 했는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런 관행이 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변이가 발견될 때마다 알파, 베타, 감마 등 그리스 알파벳 순서대로 이름을 짓고 있다. 이번 변이의 경우 13번째 발견된 변이라 그리스 알파벳 13번째 글자인 ‘뉴(ν)’ 변이로 불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WHO는 13번째 ‘뉴’와 14번째 글자인 ‘크시(ξ)’를 건너뛰고 15번째 글자인 ‘오미크론(ο)’을 사용했다. 그 배경에 대해선 여러 추측이 나오지만 같은 발음이나 철자로 인한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뉴(ν)’의 경우 영어 단어 뉴(NEW)와 발음이 비슷하고, ‘크시(ξㆍxi)’의 경우 공교롭게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영문 성(Xi)과 같기 때문이다. 이에 서구권에선 WHO의 중국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언제, 어디서 처음 발견됐나
WHO는 11월 2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로부터 처음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남아공에서는 11월 9일 수집된 검체를 가지고 약 2주 동안 분석한 결과 24일 최종 변이로 확인했다. 하지만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에선 지난 11일 보츠와나에서 최초 발견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보츠와나에서 분석한 검체 결과가 남아공보다 조금 더 이르게 발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츠와나에서 해당 검체를 채취한 건 11일로 남아공보다 늦기 때문에 WHO에선 최초 발견지를 남아공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런 결과는 '최초 감염'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정확한 기원과 관련해선 WHO의 추가 조사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험도는 어느정도인가. 
WHO는 남아공으로부터 해당 변이를 보고받은 지 이틀 만인 지난 26일(현지시간) 오미크론을 ‘우려변이(VOC)’로 지정했다. 이전에 확산했던 람다나 뮤 변이의 경우 이보다 낮은 단계인 관심변이(VOI)에 지정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오미크론 이전에 WHO가 우려변이로 지정한 변이에는 영국발 알파, 남아공발 베타, 브라질발 감마, 인도발 델타 4가지다.  
오미크론의 초기 전파력.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오미크론의 초기 전파력.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오미크론 전파력, 델타의 500%?
주요 감염지로 확인된 남아공의 경우 27일(현지시간) 일일 신규 확진자가 3220명으로 2주 전(13일 306명)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와 남아공 국가보건검진 기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델타 변이가 전체 확진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우세 변이가 되기까지 100일이 걸렸지만, 오미크론은 약 2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오스트리아 분자생물공학연구소의 울리히 엘링은 “자체 분석한 1차 추정치에 의하면 오미크론 전파력이 델타보다 500% 더 높을 수 있다”고 밝혔고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인 에릭 딩도 트위터를 통해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500%까지 감염력이 높다”고 주장했다. 다만 WHO는 “재감염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확한 정보가 나오기까지는 수주가 걸릴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델타보다 전파력 높다고 판단되는 배경은 뭔가
전문가들이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서 확인된 돌연변이 때문이다.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에는 델타 변이의 2배가 넘는 32개의 돌연변이가 확인됐다. 통상 코로나바이러스는 뾰족하게 솟은 스파이크(돌기)를 인체 세포에 결합해 감염을 일으키는데 이 부위에 돌연변이가 많을 경우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만든 항체를 피해 몸 안으로 침투할 가능성이 커지고, 전파력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수용체결합영역(바이러스가 숙주 세포 수용체와 결합하는 영역)에서 델타 변이의 돌연변이가 2~3개였던 것에 비해 오미크론은 15개의 돌연변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이론적인 분석일 뿐 일각에선 돌연변이가 너무 많으면 바이러스의 적응력을 떨어뜨리기에 델타보다 전염력이 약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기 중 전파도 가능한가
추가 연구 결과를 살펴봐야겠지만 대면 접촉이 없어도 공기를 통해 감염이 가능하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홍콩에선 격리 호텔에 머물던 남아공 출발 여행객이 첫 감염자로 나타났고, 곧이어 맞은편 방에서 격리하던 여행객도 감염이 확인돼 2차 감염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지 보건 당국은 첫 번째 감염자의 방문이 열렸을 때 변이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델타 변이 역시 밀폐된 실내 환경에서 감염자의 입과 코로 나온 비말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들에게 공기를 통해 전파된 사례가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러시아 하바롭스크와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출발한 해외입국자들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심사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러시아 하바롭스크와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출발한 해외입국자들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심사를 받고 있다.

증상은 어떻게 다른가
오미크론에 확진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를 당국에 처음으로 보고한 남아공의 의사 안젤리크 쿠체(Angelique Coetzee)는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과의 인터뷰에서 “증상이 특이하긴 하지만 경미하다(mild)”라고 밝혔다. 쿠체 박사는 환자 중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한 젊은이가 많았다며 맥박 수가 매우 높았던 6살 아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종 증상이 있었던 환자 20명 중 대부분은 건강한 남성이었고 절반은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코로나19의 대표적 증상으로 꼽혔던 미각이나 후각을 상실한 이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남아공의 경우 65세 이상 노년층의 비율이 6% 정도로 매우 적어 고령층의 사망ㆍ위중증 정도를 판단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존 PCR 검사로 판별 가능한가
기존 PCR 검사로도 오미크론 감염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가능하다. 다만 확진자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전장 또는 타깃 유전체 분석을 다시 한번 돌려야 한다. 전장 유전체 분석은 약 3만개 유전자 염기서열을 모두 분석해야 하고, 타깃 유전체 분석은 이 중 일부를 분석해야 하므로 통상 3~7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 방역당국은 분석 시간을 줄이기 위해 오미크론을 판별할 수 있는 PCR 검사 키트를 한 달 내에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백신이 무력화되는 건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급격하게 일어난 남아공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24% 정도로 낮기 때문에 백신 방어 효과가 어느 정도 됐는지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기존 백신의 보호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는 “돌연변이가 더 많아 백신이나 항체를 회피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백신 무용론을 주장하는 한편, 다른 일각에선 “백신은 항체뿐 아니라 코로나 감염 세포를 바로 공격하는 면역세포도 자극하기 때문에 보호 효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변이 발견 국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변이 발견 국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제약사들은 어떤 입장인가.
화이자와 모더나,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슨 등 각 제약사는 우선 관련 연구에 들어간 상태다. 백신 제조사들은 새로운 백신이 필요할지 아니면 현재 백신으로 오미크론을 보호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최소 2~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새 변이에 맞춘 새로운 백신이 필요할 경우 화이자는 100일 이내에, 모더나는 60~90일 안에 백신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로 퍼질 가능성이 있을까.
단적으로 미국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오미크론 확산과 관련해 “미국에서 발견되지 않았으나 이미 상륙했다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필연적으로 미국에 유입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퍼질 가능성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남아공과 보츠와나에서 발견된 이후 28일 현재까지 오미크론이 확인된 국가는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 벨기에, 호주, 이스라엘, 홍콩, 네덜란드, 덴마크, 캐나다, 프랑스 등 최소 15개국 이상이다. 국내 유입 역시 시간문제다.
주요국 오미크론 변이 대응 조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주요국 오미크론 변이 대응 조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다른 나라는 어떻게 대응하나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각국은 빗장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우선 일본은 30일 0시부터 비즈니스 목적 입국을 포함해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규제를 강화했다. 미국은 29일부터 남아공 등 아프리카 8개 국가를 대상으로 여행 제한 조치에 나섰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도 여행 제한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2주간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강력 조처를 내렸다.
국내 대응은 어떤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8일 0시부터 변이가 발생한 남아공을 비롯해 인접국인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에서 출발했거나 경유지를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 입국을 제한했다. 다만 김주심 방대본 해외출입국관리팀장은 29일 오후 기자단 설명회에서 “(일본과 같은) 전체 외국인 입국 금지는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아프리카에서 들어온 입국자 가운데 확진자는 없나.
29일 방역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남아공 232명, 보츠와나 7명, 짐바브웨 11명, 나미비아 3명 등 8개국 입국자 333명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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