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쇼크에 ‘위드 크로나’ 흔들…내수·고용 어쩌나

중앙일보

입력 2021.11.29 18:23

업데이트 2021.11.29 19:13

살아나려던 경기에 ‘오미크론’ 공포가 엄습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도 제동이 걸리며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주가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스1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주가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등장에 경기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주가지수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북미ㆍ유럽을 거쳐 한국 증시에도 오미크론 공포가 상륙했다. 29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오미크론 변수에 일제히 하락했다. 장중 코스피 2900선, 코스닥 1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당국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주만 해도 예정에 없었던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이날 오전 긴급 소집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억원 기재부 제1차관은 “정보 부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오미크론이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차관은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에 따라 글로벌 국제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경제ㆍ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변이 바이러스와 국내ㆍ외 금융시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한다”고 말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 기획재정부 제공=뉴스1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 기획재정부 제공=뉴스1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은 오미크론의 정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델타 변이보다 전염력이 최소 2배 이상이란 점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지난해 말 등장하며 경제를 다시 얼어붙게 했던 델타 변이보다 더한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뒤늦게 이날 정부는 일상 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한다고 발표했다.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000명을 넘어선 데다 오미크론의 위험성까지 불거지면서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온기가 돌기 시작했던 내수가 다시 얼어붙게 생겼다.

한국은행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대내외 경기 회복에 힘입어 내년 경제가 3% 성장하겠다고 전망했는데, 실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오비크론 위협이 현실이 된다면 내년 민간 소비가 늘고(전년 대비 3.6~3.9%), 취업자 수도 더 증가한다(25만~30만 명)는 전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ㆍ고용 경기 회복도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이미 28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보다 전파력은 높은 대신 중증으로 갈 위험은 낮다는 전제 아래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4.6%에서 4.2%로 0.4%포인트 내려 잡았다. 수출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 경기에 민감한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내년 경제 회복 기대에 ‘오미크론’ 찬물.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내년 경제 회복 기대에 ‘오미크론’ 찬물.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위드 코로나를 기반으로 한 경제 활성화를 전제로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수립하고 있는 기재부 계획도 차질을 빚게 생겼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연말 재개될 수 있어서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필요한 재원이 기존 정부가 예상한 것에서 큰 폭 증액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올해분 초과 세수, 기존 예산(기정 예산)까지 긁어모아 12조7000억원 소상공인 민생 대책을 수립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재정 여력은 바닥이다. 오미크론 충격에 추가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생겼다.

물론 불확실성이 크긴 하지만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가 없다는 전문가 시각도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미크론의 전염성ㆍ치명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다 보니 자산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오미크론이 전염성이 높은 대신 치명성이 낮다면 코로나19가 독감과 같은 질병 수순으로 가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 교수는 “전 세계 방역 당국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잘 대응해나간다면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경제가 회복되고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수차례 반복됐던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학습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기재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9월 4.3%에 불과했던 재택ㆍ원격 근무 활용 비중은 올해 8월 32.3%로 올라섰다.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상품 거래 비중도 2019년 9월 21.4%에서 올 9월 27.6%로 늘었다.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했을 때보다는 적응력과 회복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분주하게 돌아가던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시계가 오미크론 변수에 일단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14~15일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오미크론 감염률과 치사율, 백신 효과 등 확신할 만한 정보 확인이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속화와 이에 따른 조기 금리 인상 기대가 지속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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