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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조 돌파 SK스퀘어…블록체인·메타버스에 1000억 투자

중앙일보

입력

 서울 중구 SKT 타워 모습. [뉴스1]

서울 중구 SKT 타워 모습. [뉴스1]

SK텔레콤에서 분사해 정보통신기술(ICT)∙반도체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가 첫 투자처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선택했다. 과거 SK하이닉스 인수, 아마존과의 협력 등 그룹 내 굵직한 투자를 이끌었던 박정호 SK스퀘어 대표의 선택이 이번에도 적중할지 관심이 쏠린다.

SK스퀘어는 29일 유가증권시장 재상장과 동시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과 메타버스 기술을 보유한 온마인드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SK스퀘어는 "첫 투자처로 미래를 이끌 ICT산업으로 꼽히는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에 한 발 앞서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코빗은 국내 최초 암호화폐 거래소다. SK스퀘어는 약 900억원을 투자하며 코빗 지분 33%를 인수해 최대주주 NXC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섰다. 게임 업체 넥슨 지주사인 NXC는 코빗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지분 48%를 갖고 있다.

코빗이 현재 업비트(88.25%), 빗썸(7.53%), 코인원(1.55%)에 밀려 국내 점유율이 0.12%에 불과하다. 하지만 SK와의 시너지로 국내 대표 가상자산거래소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일단 서비스 고도화부터 시작한다. SK가 보유한 전화번호 기반 통합 로그인 서비스와 분산신원인증(DID) 기반 간편 인증 서비스 등을 도입해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언제든 간편하게 코빗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아울러 SK의 T멤버십과 T우주 등 마케팅 채널을 통한 프로모션도 확대한다.

"이프랜드와 가상재화 연동"

메타버스 협력도 강화한다. 일단 코빗은 가상자산거래 서비스 외에도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거래 마켓과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타운'을 운영 중이다. 또 SK스퀘어는 80억원을 들여 카카오 계열 넵튠의 자회자이자 3차원(3D) 디지털휴먼 제작 기술을 보유한 온마인드의 지분도 40% 인수했다. SK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힘을 실으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온마인드가 제작한 3D 디지털휴먼 '수아'(SUA)는 유니티 코리아와 광고 모델 계약을 맺는 등 새로운 메타버스 셀럽으로 부상하고 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예를 들면 이프랜드와 코빗타운의 메타버스와 가상자산거래소를 연동해 이프랜드 이용자가 가상재화를 손쉽게 구매하거나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웨이브, 플로, 원스토어가 가진 콘텐트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제작한 가상자산들을 NFT 거래 마켓을 통해 간편하게 구매하고 소장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사진 SK텔레콤]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사진 SK텔레콤]

SK스퀘어가 첫 투자처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택한 건 미래 플랫폼인 메타버스에는 암호화폐와의 연계가 필수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지난 3일 열린 ‘SK ICT 테크서밋 2021’에서 “분할 이후 SK텔레콤에서 메타버스를 만들고 SK스퀘어에서 메타버스 생태계를 위한 기술·혁신 투자를 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접목될지에 대한 상상력을 교류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SKT와 합산 시총 1조1000억원 늘어"  

한편 이날 SK스퀘어는 시초가 대비 6000원(7.32%) 하락한 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스퀘어는 8만2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장 초반 8만5000원을 찍고 하락 전환해 7만39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가 총액은 10조7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장 첫날 SK텔레콤(12조6700억원)과의 합산 시총은 분할 전 시총(22조3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정도 늘어났다.

증권가에서는 SK스퀘어의 주가 잠재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로 시가총액이 상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2년 원스토어·SK쉴더스, 2023년 11번가·웨이브, 2025년 티맵모빌리티 등 플랫폼 자회사들이 순차적으로 상장하는 과정에서 SK스퀘어 기업 가치가 계단식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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