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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간신히 버텼는데"…쇼핑몰선 벌써 유럽여행 상품 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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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정부가 28일 남아공 일대에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 8개국의 입국 제한 조치를 결정했다.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방역복을 입은 해외 입국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28일 남아공 일대에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 8개국의 입국 제한 조치를 결정했다.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방역복을 입은 해외 입국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모처럼 활기를 띠던 항공·여행·면세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바이러스 출현에 긴장하고 있다. 당장 미국·영국·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어 해외여행을 재개했던 국내에도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29일 “현재까지는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지목된 남아프리카 지역 항공편 운행과 여행객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며 “유럽권 국가로 확대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유럽권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고, 홍콩·호주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했다.

“오미크론 확산 시 국제선 중단·단축될 수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는 일단 다음 달 국제선 신규 운항보다는 기존에 운항 중인 노선을 일부 증편할 계획이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세계적으로 확산할 경우 기존 국제선 노선을 중단되거나 감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국내외 당국의 해외 입국 제한 방침이 추가로 생기면 운항 스케줄이 변동될 수 있다”며 “해외여행 심리가 꺾일 수 있어 추이를 보면서 국제선 운항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남아프리카 지역 노선은 오래전부터 운행을 멈춘 상태다.

당장 일본 정부가 30일부터 한국을 포함해 모든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모든 항공사가 일본의 입국 제한에 따라 노선 운항 검토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노선 축소 등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대형 항공사는 지난 2년간 화물 수송으로 수익을 냈다지만, LCC는 여객 매출이 거의 전부다. 2년을 버틴 끝에 ‘위드 코로나’로 해외여행 수요가 늘며 숨통이 트이나 했는데 오미크론 변이가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다음 달 인천·방콕 노선을 재개하려던 진에어는 당국이 노선 운항 허가를 내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1일부터 부산·사이판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었지만, 15일로 운항 시점을 연기했다. 사이판 현지의 숙소 상황에 따른 운항 연기라는 게 제주항공의 설명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백신 접종률 증가와 트래블버블(여행 안전 권역 협정) 체결로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던 중에 찬물이 끼얹은 분위기”라고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변이 발견 국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변이 발견 국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유럽여행 상품 쏙 들어가…찬물 끼얹었다”

여행·면세점업계도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쇼핑·온라인쇼핑몰은 중소여행사와 손잡고 유럽여행 상품을 앞다퉈 내놨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사태로 관련 상품 출시가 쏙 들어갔다.

인터파크는 이번 주와 다음 주 출발 예정이던 유럽여행 상품을 일부 취소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고객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고객에게 취소 안내를 했다”며 “유럽여행 상품의 경우 출발일을 여유 있게 예약받거나 좀 더 안전한 지역 위주로 여행상품 조정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업계 다른 관계자는 “당분간 영향이 덜한 사이판·싱가포르 등 트래블버블 지역과 동남아 위주로 일정을 짜게 될 것 같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이어 “이전보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졌고 위드코로나 기조인 만큼 별 영향 없이 지나갈 수도 있고, 여행객들도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국과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 권역) 협정을 체결한 싱가포르의 관광객들이 19일 서울 용산구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 권역) 협정을 체결한 싱가포르의 관광객들이 19일 서울 용산구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국 오미크론 변이 대응 조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주요국 오미크론 변이 대응 조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면세점업계는 해외여행 심리가 위축될까 걱정한다. 면세점 관계자는 “한번 여행 심리가 위축되면 회복되기까지 오래 걸린다”며 “일단 해외여행을 나가야 면세점도 장사가 된다. 하필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변이 확산 세가 심각해져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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