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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친 스토킹하다 보복살인…김병찬 5번 신고에도 못막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29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29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스1

헤어진 전 여자친구를 5개월 넘게 스토킹한 끝에 서울 중구의 오피스텔에서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병찬(35)이 스토킹 범죄로 신고를 당한 것에 대한 ‘보복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보복살인 혐의 적용해 검찰 송치”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김병찬을 주거침입과 협박, 상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등 8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특히 경찰은 이날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비공개 브리핑을 열고 “수사 과정에서 11월 7일 신고에 대한 보복으로 판단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등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피해자인 30대 여성 A씨와 주거지 주소를 공유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였으나 사건 발생 당시에는 헤어진 지 5개월이 지났으며, 이 기간에 A를 스토킹했던 정황을 확인했다.

김씨는 A씨가 자신을 112로 신고한 11월 7일 이후 휴대전화로 범행 도구와 범행 방법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경찰이 김씨 동선을 추적한 결과 그는 이달 9일 스토킹 처벌법에 따른 잠정조치 결정을 통보받고 부산을 내려가 며칠간 머물다가 범행 전날인 18일 서울로 올라왔다.

이후 중구 을지로의 한 아웃렛에서 모자를, 중구 황학동의 한 마트에서 흉기를 산 뒤 종로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1박을 하고 이튿날인 이달 19일 A씨의 거주지인 중구의 한 오피스텔을 찾아 흉기로 A씨를 살해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를 만나 잘못했던 것을 풀기 위해 찾아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잠정조치 통보를 받은 이후 흉기를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일련의 조치들로 인해 보복 심리가 더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토킹으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김병찬이 2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스토킹으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김병찬이 2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헤어진 후 5개월 간 끈질긴 스토킹…피해자, 5번 경찰 신고

경찰은 또 김씨에 대해 특가법상 보복살인·보복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뿐 아니라 상해·주거침입·특수협박·협박·특수감금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5개월 동안 피해자를 스토킹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범죄 혐의가 확인돼 수사 과정에서 추가 입건됐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주거침임 협의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A씨가 김씨를 신고한 사실과 11월 7일 A씨 승용차 안에 김씨가 들어가 있었던 범죄 혐의 등이 포함됐다. 당시 김씨는 주거지에 침입해 A씨 차량 열쇠를 가져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행위는 총 10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 신고 이후 흉기를 갖고 A씨를 감금한 혐의(특수감금), 7일 신고 이전 피해자 신체에 멍과 자상 등을 입힌 혐의(상해) 등도 수사 과정에서 파악돼 죄명에 포함됐다.

실제 A씨는 올해 6월 26일부터 신변 위협을 느낀다고 다섯 차례 경찰에 신고했으며, 이 가운데 네 번은 이달 7일부터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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