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술' 216년 만든 회사의 꿀팁 "샴페인, 갈비와 딱 맞는다"

‘왕들의 와인’으로 불리는 술이 있다. 바로 샴페인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국이자 가장 많은 와인을 생산하는 프랑스의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만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13세기부터 프랑스의 왕들은 샹파뉴의 작은 도시인 랭스에 있는 랭스 대성당에서 대관식을 치르며 샴페인을 마셨다. 말 그대로 왕의 술인 셈이다.

216년 전통의 샴페인 명가인 프랑스 볼레로 샴페인 하우스 6대 회장인 프랭크 볼레로 회장. [사진 드링크인터내셔널]

샴페인의 또 다른 수식어는 ‘와인의 왕’이다. 고급스러운 맛도 맛이지만,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와인 중에 평균 가격이 가장 비싸다. 와인 생산지인 와이너리에서 판매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일반 와인의 10배, 스파클링 와인의 3배 수준이다. 양조과정이 복잡하고 숙성 기간이 길어서다. 이 때문에 생산량도 적다. 연간 세계 스파클링 와인 생산량은 30억병인 반면 샴페인은 3억병에 불과하다.

216년간 샴페인을 만든 볼레로 샴페인 하우스의 6대 회장인 프랭크 볼레로 회장(46)이 생애 처음 한국을 찾았다. 아직 규모가 작지만 빠르게 와인 소비가 늘고 있는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서다. 19일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만난 볼레로 회장은 “샴페인은 포도 수확 후 숙성, 병입을 거쳐 판매하기까지 4년이 걸리는 반면 스파클링 와인은 6개월 안에도 만들 수 있다”며 “가볍고, 가늘고, 지속적인 버블과 함께 샹파뉴의 미네랄 토양이 주는 복합적인 맛을 즐기고 싶다면 샴페인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216년 전통의 샴페인 명가인 프랑스 볼레로 샴페인 하우스 6대 회장인 프랭크 볼레로 회장. [사진 드링크인터내셔널]

1805년 설립한 볼레로 샴페인 하우스는 대를 이어가며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와이너리다. 연간 세계 40여 개국에 45만병의 샴페인을 판매한다. 양조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볼레로 회장은 쉽게 샹파뉴 지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번 한국 방문도 5년 만의 해외 방문이자 다섯 번째 해외 출장이다. 볼레로 회장은 “그간 한국 수입 주류 시장은 위스키가 주류를 이뤘지만, 와인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잠재력이 큰 곳”이라며 “한국을 겨냥한 샴페인을 만든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볼레로 회장은 지난 7월 한국 드링크인터내셔널과 손잡고 ‘골든블랑’를 출시했다. 볼레로 전통 샴페인을 기반으로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제품이다. 볼레로 회장은 “한국인은 산미를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 있는데 그렇다고 당도가 높은 것을 선호하지도 않아 균형 잡힌 맛, 부드러운 목넘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볼레로 샴페인 하우스와 드링크인터내셔널이 손잡고 지난 7월 출시한 골든블랑. [사진 드링크인터내셔널]

볼레로 회장은 ‘달콤한 술’ ‘식사하기 전에 마시는 식전주’라는 샴페인의 이미지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예컨대 골든블랑 로제 브뤼는 알코올 도수가 12%로, 단맛이 거의 없다. 레드 와인의 대표 품종으로 알려진 피노누아(100%)로만 만들었다. 그가 한국 음식 중에 샴페인과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음식으로 갈비를 꼽은 것도 이런 이유다.

한국에선 ‘고기엔 레드 와인, 해산물에는 화이트 와인’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는 말에 고개를 저었다. 와인 종주국으로 불리는 프랑스에서도 특정 음식과 특정 와인을 잇는 기준은 없다는 것이다. 볼레로 회장은 “와인마다 컬러가 다르고 맛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음식과 먹으면 좋다고 정할 수 없다”며 “와인과 함께 먹었을 때 내 입에 맛있고 즐거우면 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