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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빼고는 역전 없던 대선 D-100 민심…"이번엔 예측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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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를 101일 앞둔 28일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이 각각 호남지역과 청년 표심 공략에 나섰다. 왼쪽부터 광주 송정5일장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청년위원회 및 청년본부 출범식 참석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청년정의당 선대위 출범식 참석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뉴스1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101일 앞둔 28일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이 각각 호남지역과 청년 표심 공략에 나섰다. 왼쪽부터 광주 송정5일장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청년위원회 및 청년본부 출범식 참석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청년정의당 선대위 출범식 참석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뉴스1

역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르면 대선 D-100일 민심이 선거 때까지 그대로 이어질 확률은 85.7%다.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된 1987년 13대 대선부터 2017년 19대 대선까지 선거 D-100일 전후로 실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와 최종 대선 결과를 비교한 결과다. 지난 7번의 대선에서 D-100일 전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1위였던 후보가 대선에서 최종 당선된 경우는 6차례다. 막판에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사시켜 이회창 후보에게 역전했던 2002년 16대 대선이 유일한 예외 사례다.

이런 확률적 경향은 내년 3월 치러지는 20대 대선에서도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은 과거와 달리 예측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선 대선 D-100(11월29일)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확실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26~27일 조사한 결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38.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36.1%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2~24일 합동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은 35%, 32%로 백중세였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D-100 민심이 대선까지 그대로 이어진 과거 6차례 대선의 양상은 이번 대선과는 달랐다. 최종 당선된 후보가 D-100일 여론조사에서도 2위 후보와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며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과거 대선 D-100일 전후의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2017년의 경우 문재인 후보가 안희정·반기문 후보 등을 20%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섰다. 2012년에도 박근혜 후보가 당시 바람을 일으키던 안철수 후보에 15%포인트 차로 앞섰다. 2007년 대선의 경우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이 강하게 불어 약 50%포인트 차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2002년 대선을 제외한 그 이전 선거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특히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1, 2위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아지는 모습이 항상 나타났다. 이 때문에 D-100일 여론조사에서 1, 2위 지지율 격차가 작은 이번 대선은 예측이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2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과거 선거는 D-100일 땐 ‘1강(强) n중(中)’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처럼 양강 구도가 빨리 형성된 적은 없었다. 그래서 차이가 적은 현재 지지율보다는 후보간 연대가 가시화될 D-30일 여론조사 추이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의견 유보’ 비율이 높다는 점도 대선 결과를 단정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물은 결과 21%는 ‘의견 유보’를 선택했다. 과거 대선의 경우 D-100일 전후 ‘의견 유보’ 비율은 대체로 10%대였는데, 상대적으로 이번에 높은 것이다. ‘의견 유보’ 비율이 높을수록 실제 결과와 오차는 커진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찍을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는 20·30세대 비율이 유독 높다.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연령층에서 ‘(지지 후보) 없다’와 ‘모름·무응답’을 합한 비율은 11.3%였다. 그런데 20대(18·19세 포함)는 그 비율이 24.8%까지 올라갔고, 30대는 15.9%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의 16~18일 조사에선 ‘의견 유보’ 비율이 20대 42%, 30대 29%였다.

연령별 대선후보 지지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연령별 대선후보 지지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대선이 D-100엔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있더라도 선거 당일엔 박빙의 승부를 겨루기 때문에 부동층의 표심이 중요하다”“20·30세대의 투표율은 높아지는 추세고, 이들은 4월 재보선을 통해 자신들의 표심 영향력을 체감한 세대다. 이들의 표 방향이 대선 결과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직업군과 지역의 지지율이 대선 결과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예컨대 한국갤럽이 1987년부터 대선 직전에 한 여론조사 자료를 분석해보면, 자영업자의 지지율 1위 후보와 당선 후보가 7차례 모두 일치했다. 대선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주요 변수가 경제 기대감인데, 자영업자가 경제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 조사(16~18일)에서 자영업자 지지율은 윤 후보가 45%로 이 후보(27%)를 앞서고 있다. 지역으로 보면 인천·경기의 1위 지지 후보가 당선 후보와 모두 일치했는데, 이곳 지지율 역시 윤 후보가 다소 앞선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검찰 수사 등 각종 변수가 상존하고 있어 특정 직업이나 지역의 지지가 그대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재묵 교수는 “검찰 수사 결과는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고, 둘 다 여의도 정치 경험은 없어 말실수 등 사건·사고 변수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6~27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유선 임의전화걸기(RDD, 비율 14.9%)와 무선(가상번호, 비율 85.1%)을 결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유ㆍ무선 평균 응답률은 13.8%며 2021년 10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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