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인천공항 대신 택했다…출입국 10분만에 끝내는 이곳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중앙일보

입력 2021.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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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의 격납고에 주기 중인 자가용 비행기. [강갑생 기자]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의 격납고에 주기 중인 자가용 비행기. [강갑생 기자]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4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당시 이 부회장이 모습을 보인 곳은 국제선 여객터미널이 아닌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SEOUL GIMPO BUSINESS AVIATION CENTER)'였습니다.

 일반 여행객에게는 낯선 곳인데요. 이곳은 쉽게 말하면 전용기, 그러니까 자가용비행기를 타고 출국 또는 입국할 때 이용하는 별도의 터미널입니다. 국내에는 김포공항에서만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자가용비행기 터미널, 김포가 유일 

 여객터미널(2,983㎡)과 공용격납고(5721㎡), 정비격납고(6769㎡) 등으로 이뤄진 이 시설은 총 423억원을 들여 2016년 6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여객터미널은 한국공항공사가, 격납고는 민간기업(Avjet)이 운영을 맡고 있는데요.

 전용기는 동시에 7대까지 주기 가능하며, 필요하면 주기장을 더 배정받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터미널 안에는 출·입국 수속을 위한 각종 심사대와 귀빈실, 승무원 대기실 등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주기장에서 바라본 SGBAC의 여객터미널 전경. [강갑생 기자]

주기장에서 바라본 SGBAC의 여객터미널 전경. [강갑생 기자]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외국의 유명인사나 기업인 등에게 신속하고 차별화된 출입국 서비스 제공을 통해 우리나라의 이미지도 높이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자는 취지로 만든 시설"이라고 설명합니다.

 외국 유명인사, 기업인이 주 고객  

 공항공사에 따르면 자가용비행기 전용터미널은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에서도 전용기 운항이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는 주로 미국의 운영모델을 벤치마킹했다고 합니다.

 이곳의 장점은 무엇보다 빠른 출입국 절차입니다. 보안검색과 출입국수속, 검역, 세관통관 등이 한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평소엔 10분 안팎이면 모든 절차가 끝나는데요. 요즘은 코로나19 관련 검역 때문에 4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출발과 도착 때 이용하는 문이 나란히 붙어 있다. [강갑생 기자]

출발과 도착 때 이용하는 문이 나란히 붙어 있다. [강갑생 기자]

 출입국과 세관, 검역 관련 직원들은 평소에는 상주하지 않으며 전용기가 들어오거나 나가기 하루 전에 통보하면 이용 당일에 출장 근무를 한다는 설명입니다.

 신속하고 조용한 출입국이 장점    

 또 다른 장점은 일반 여행객과 섞이지 않고 조용하게 출입국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프라이버시 보호에 민감한 외국 유명연예인이나 기업인들이 이곳을 애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곳이 문을 열기 전에는 자가용비행기를 이용해도 일반 여행객과 함께 출입국 수속을 밟아야 했습니다. 물론 서울 시내가 가깝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가는 출구. [강갑생 기자]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가는 출구. [강갑생 기자]

 이재용 부회장이나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도 해외 출장 때 자주 이용한다고 하는데요. 삼성그룹의 경우 예전에는 3대의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도 이용  

 그래서 최근 미국 출장길엔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전용기를 빌려서 탔다고 합니다. 참고로 국내기업 중에서는 대한항공과 SK텔레콤이 각각 3대씩의 전용기를 보유 중이며 LG전자와 한화솔루션, 현대자동차도 한 대씩 갖고 있습니다.

 이곳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운영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인데요. 이용대상은 자가용항공기와 이용자입니다. 내국인은 업무상 목적인 경우만 이용이 허용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해외 출장때 SGBAC을 자주 이용한다. [공항사진 기자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해외 출장때 SGBAC을 자주 이용한다. [공항사진 기자단]

 이처럼 여러 장점이 있는 만큼 별도의 이용료가 부과되는데요. 여객터미널 사용료는 운항 한 편당 55만원입니다. 도착과 출발을 각각 한 편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한 번 오갈 때 110만원을 내야 하는 셈입니다.

 외국 항공기가 전체의 70% 차지 

 이때 여객 수는 10명 이내이며 이를 초과하면 1인당 5만5000원이 추가된다고 합니다. 물론 전용기가 주기하는 데 따른 주차비, 그러니까 주기료는 별도로 받습니다.

 만일 정비나 실내 주기를 위해 격납고를 이용한다면 역시 사용료를 더 내야 하는데요. 항공기 크기에 따라 하루에 200만~350만원가량을 받는다고 합니다.

[자료 한국공항공사] (단위: 편)

[자료 한국공항공사] (단위: 편)

 일부에서는 국내 재벌기업들을 위한 호화시설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데요.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의 이용실적을 보면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2019년 한해만 봐도 총 운항편 수 2014편 가운데 67%인 1349편이 외국 항공기였습니다.

 이용 국가는 중국, 일본, 미국 순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이용한 전용기 10대 중 7대는 외국 비행기라는 의미입니다. 2017년과 2018년 역시 외국 항공기 비율이 60%를 훌쩍 넘습니다.

 이용 국가로는 중국이 가장 많고, 이어서 일본과 미국 순입니다. 중국에만 자가용 비행기가 400대가량 있다고 하는데요. 격납고가 부족해서 해외의 격납고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게 Avjet 측 설명입니다.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SGBAC의 격납고. 정비도 가능하다. [강갑생 기자]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SGBAC의 격납고. 정비도 가능하다. [강갑생 기자]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평균 2.5편가량 운항했으며, 최대 14편까지 뜨고 내리기도 했다는데요. 요즘 다시 조금씩 운항 편수가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우한 교민 수송 때 요긴하게 활용  

 이곳이 뜻하지 않게 코로나19 대응에도 크게 기여했는데요. 바로 지난해 초 세 차례에 걸쳐 중국 우한의 우리 교민 848명을 국내로 수송할 때 이용한 곳이 바로 이 시설입니다.

지난해 초 우한 교민 수송 때 SGBAC의 격납고가 임시로 사용됐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지난해 초 우한 교민 수송 때 SGBAC의 격납고가 임시로 사용됐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당시 격납고 안에 임시 입국심사대를 설치하고, 세관 검사를 위한 이동형 엑스레이 시설까지 동원했는데요. 김포공항뿐 아니라 김해공항에 있는 엑스레이까지 가져왔다고 합니다.

 아직 코로나19의 실체를 정확히 모르던 때라 사실 걱정이 적지 않았다는데요. 그래서 주로 공항공사의 간부급 직원들이 전신방호복을 착용하고 우한 교민들의 입국 절차를 도왔다는 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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