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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술자리 책임지는 남자…"첫 잔 스트레이트로 드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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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섭 하이트진로 소주브랜드팀장. [사진 하이트진로]

윤호섭 하이트진로 소주브랜드팀장. [사진 하이트진로]

한국인의 술상을 책임지는 남자가 있다. 국내에서 소주 1위 제품인 참이슬과 일품진로 등의 도수와 맛, 병 모양 등을 하나하나 정하고 관리하는 게 그의 일이다. 윤호섭(40) 하이트진로 소주브랜드팀장의 이야기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소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조5000억원 수준. 1998년 출시된 참이슬은 서민 주류 시장 1위(지난해 기준 점유율 약 65%)를 20년 넘게 지키고 있다.

[잡썰37] 하이트진로 윤호섭 소주브랜드팀장

소주는 만드는 방식은 크게 희석식과 증류식으로 나뉜다. 희석식 소주는 일반 소주로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이다. 증류식 소주는 전통 방식에 따라 제조한 소주다. 일품진로와 대장부·안동소주가 대표적이다.

희석식 소주는 주정(酒精)에 물과 첨가물을 넣어 만든다. 반면 증류식 소주는 발효한 술을 증류해 만든다. 일품진로는 국내산 쌀을 발효시킨 뒤, 한 차례 증류해 만든다. 2006년 나온 일품진로는 10년만인 2016년 누적 판매량 200만병을 넘겼다.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소주는 첫 잔 맛이 가장 중요”

경기도 이천 하이트진로 공장에 위치한 주류 숙성실. [사진 하이트진로]

경기도 이천 하이트진로 공장에 위치한 주류 숙성실. [사진 하이트진로]

윤 팀장은 하루에 시제품 8개 이상을 맛보기도 한다. 그는 “소주는 한 잔 이후로는 서로 맛을 구분하기 힘들다”며 “첫 잔 맛이 가장 중요한데, 참이슬 같은 경우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목 넘김을 깔끔하게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품진로도 목 넘김이 부드럽고, 바닐라 향과 같은 증류주 고유의 향이 풍부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소주 맛은 계속 변하고 있다. 취하기보다는 즐기는 방향으로 국내 음주 문화가 바뀌면서다. 첫 출시 당시 25도였던 참이슬 도수는 현재 16.5도까지 내려갔다. 윤 팀장은 “참이슬 도수는 15도대가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며 “14도대의 과실주 등 제품이 많아 그 이하로 내려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주에 들어가는 첨가물도 달라졌다. 사카린 등 저가의 합성 감미료를 쓰던 예전과 달리 고가의 식물성 감미료인 토마틴 등을 소주에 넣기 시작한 것이다. 윤 팀장은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개발 맡았던 자몽에이슬, 출시 첫날 115만병 팔려

그는 2015년 하이트진로의 첫 과일 소주 제품인 ‘자몽에이슬’ 출시를 떠올렸다. 윤 팀장은 “당시 소비자 조사 결과 20대 초반 여성 소비자에게 자몽 맛이 선호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와 자몽 맛을 먼저 출시했다”며 “출시한 다음 날 밖에 나가보니 사람들이 다 자몽에이슬을 마시고 있었다. 술자리에 내가 만든 제품이 깔렸는데, 그 희열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자몽에이슬은 출시 하루 만에 115만병이 팔렸고, 3개월 만에 먼저 출시됐던 경쟁사 제품을 제치고 과일 소주 1위에 등극했다. 과일 소주는 한류를 타고 중국과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이트진로 과일 소주 해외 매출은 지난해의 경우 2017년 대비 배 이상 성장했다.

하이트진로 증류식 소주인 일품진로(왼쪽)와 한정판으로 출시된 일품진로 21년산. [사진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증류식 소주인 일품진로(왼쪽)와 한정판으로 출시된 일품진로 21년산. [사진 하이트진로]

소주도 ‘마시는 법’이 있을까. 윤 팀장은 “기본적으로 참이슬이나 진로이즈백은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리는 편”이라며 “해산물에는 일품진로와 같은 증류주가 잘 어울린다. 깔끔하고 향과의 조화가 좋고, 비린 맛을 잡아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품진로의 경우 섭씨 8~10도에 마시는 게 좋다. 요즘은 증류식 소주를 토닉 워터 등과 섞어서도 많이 마시는데, 첫 잔은 스트레이트로(다른 걸 섞지 않고 그대로) 드시는 걸 추천한다”며 “원샷보다는 반 잔 정도를 입 안에서 굴리면서 음미해본 뒤 삼키면 부드러운 목 넘김과 함께 향이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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