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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현대캐피탈 안정시킨 예비역 이원중

중앙일보

입력

현대캐피탈 이원중. [사진 한국배구연맹]

현대캐피탈 이원중. [사진 한국배구연맹]

현대캐피탈 세터 이원중(26)이 군복무 이후 복귀전에서 멋진 활약을 펼쳐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우리카드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2-25, 25-23, 19-25, 25-22, 15-12)로 역전승했다.

스코어에서도 나타나듯 쉽지 않은 경기였다. 앞서가다 1세트를 내줬고, 2세트를 따내 균형을 맞췄지만 3세트에서 다시 졌다. 4세트도 10-15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4세트 중반 투입된 이원중이 히메네즈와 좋은 호흡을 보여 역전승에 기여했다. 5세트에선 아예 스타팅으로 나서 승리를 이끌었다.

이원중은 갓 제대한 예비역 병장이다. 2019~20시즌을 마치고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 상무에서 주장까지 지낸 그는 지난 8월 컵대회에서 상무가 2승이나 거두는 데 기여했다. 그리고 지난 21일 전역했다. 아직도 민간인이 된 지 일주일도 안 지난 셈이다. 이원중은 "오랜만에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하다보니 긴장도 됐는데 점점 풀린 것 같다"고 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그동안 (김)명관이가 잘 해주다 오늘 흔들려서 과감하게 원중이를 넣었다.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짧았는데 잘 해줬다"고 했다.

국군체육부대에서 복무한 이원중. [사진 한국배구연맹]

국군체육부대에서 복무한 이원중. [사진 한국배구연맹]

이원중은 "휴가를 다 쓰지 못해 전역 4주 정도 전부터 팀에 합류해 연습했다. 미복귀 전역을 했다. 훈련을 비시즌 때 많이 못 하다 보니 차차 맞춰가는 단계"라며 "투입 전 감독님이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자신있게 하라'고 지시하셨다"고 전했다.

배구를 하긴 했지만, 상무에서의 군생활은 프로 선수들에게 변화의 기점이 되기도 한다. 이원중은 "나 자신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전역 후)하고 싶은 걸 그리면서 자기 계발하려고 했다. 코로나 때문에 휴가를 못 나가다 보니 부대 내에서 운동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이원중은 팀 후배 허수봉(23)보다 군에 1년 늦게 입대했다. 허수봉에게 후임 이원중과 관계를 묻자 그는 "상병 때 원중이 형이 들어왔다. (상무는 나이 순이라)원중이 형이 시키는 걸 다 했다"고 웃었다. 이원중은 "수봉이는 직접 못 시키니 다른 사람을 통해 내게 일을 시켰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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