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농업의 진화, 식량 위기 해결 씨앗 뿌리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1.11.27 00:02

업데이트 2021.11.2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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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호 01면

[SPECIAL REPORT]

이스리

이스리

“우리나라는 섬나라인데 코로나19로 해상물류가 축소돼 식량 도입에 차질이 생겼어요. 식량안보가 중요한 만큼 농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싶습니다.”(도미니카공화국 외교차관)

지난달 29일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에는 귀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과테말라·벨리즈·엘살바도르·온두라스·코스타리카·도미니카공화국·파나마 등 중미 7개국 외교 차관들이다. 이들은 농업유전자원센터 등을 둘러봤다. 각국 차관들은 “한국의 농업기술 도입과 지원, 협력을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외교와 통상 분야가 주 업무이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방한 전 한국의 농업기술 현장을 보고 싶다는 특별한 요청을 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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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음악·영화·드라마 등이 전 세계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는 요즘, K-농업도 세계 곳곳에서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중미 대륙뿐 아니라 아시아·아프리카 각국에서는 한국의 농업기술 보급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농진청의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사업이 대표적이다. 22개국 코피아센터에서는 벼·옥수수·참깨·땅콩 등 각종 농작물뿐만 아니라 육계와 축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목들에 대한 기술개발과 신품종 보급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케냐 코피아센터에선 한국의 부화기를 통해 병아리 부화율을 대폭 높이고, 백신 접종 기술을 보급해 80%에 이르던 폐사율을 12%까지 낮춰 현지인들이 놀라워했다고 한다. 한국의 통일벼를 가져다 개량한 후 현지화에 성공한 세네갈 ‘이스리(사진)’의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수량성 높은 벼 품종들은 가나·수단·우간다 등 식량난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로 퍼지고 있다. 과거 ‘보릿고개’라는 말을 없애며 한국민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준 육종기술이 지금은 아프리카에서 ‘녹색혁명’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사회도 한국의 농업기술이 이룬 성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피아 사업과 한-아프리카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KAFACI)의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을 공공부문 정부혁신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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