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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50억 클럽' 수사 본격화…박영수 이어 곽상도 줄줄이 소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성남시 대장동 비리·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른바 ‘50억 클럽’에 이름이 거론된 박영수(69) 전 특별검사(특검) 등을 26일 소환조사했다. 야당이 국정 감사에서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거나 받기로 약속했다고 공개한 ‘50억 약속 클럽’ 인사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 [연합뉴스]

박영수 전 특별검사.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박 전 특검과 머니투데이 홍선근(61) 회장 등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을 상대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구속) 씨와의 관계,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당시 역할 등 화천대유 고문변호사로 활동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또 박 전 특검의 딸이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취직한 뒤 이 회사가 분양한 아파트 한 채를 시세보다 5억원 낮은 가격으로 분양받은 이유와 박 전 특검의 딸이 최근 퇴직하면서 받기로 약속한 거액의 퇴직금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검찰은 또 화천대유 대주주 김 씨가 2019년 박 전 특검의 인척이 운영하는 분양대행 업체에 109억원을 건넨 과정에 박 전 특검이 관여했는지 등도 추궁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박 전 특검은 지난달 6일 국감에서 ‘50억 클럽’의 인사 중 한명으로 지목하자 “저는 화천대유나 김씨로부터 50억원을 약속하거나 통보받은 일이 결코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검찰은 ‘50억 클럽’ 명단에 ‘홍모씨’로 이름이 올랐던 홍 회장도 이날 소환조사를 받았다. 홍 회장은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을 지낸 김씨의 언론사 선배로, 2019년 무렵부터 김씨에게서 세 차례에 걸쳐 차용증을 쓰고 수십억원을 빌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씨 측은 홍 회장이 단기간 돈을 빌렸다 갚은 일은 있으나, 대장동 사업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라는 입장이라고 한다.

검찰이 ‘50억 클럽’ 명단 속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면서 화천대유 측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도 막바지 단계에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이번 주말께 대장동 로비 의혹에 연루된 국민의힘 출신 곽상도 전 의원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부탁을 받고 하나금융그룹 측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아들 곽씨를 두 차례 소환 조사하고, 최근에는 곽 전 의원 자택과 사무실, 하나은행 등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50억 클럽’ 명단으로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전 무소속 의원, 언론인 A씨 등 6명을 지목했다. 정영학(53)  회계사의 내부고발성 녹취 파일 등에 근거한 폭로였다.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 주요 혐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 주요 혐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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