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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하는 변호사, '지옥'의 마지막 희망 된 김현주

중앙일보

입력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서 민혜진 변호사 역할을 맡은 김현주. 사진 넷플릭스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서 민혜진 변호사 역할을 맡은 김현주. 사진 넷플릭스

“시즌 2가 나온다면 저는 아이와 꼭 나오겠네요, 하고 농담처럼 얘기하기도 했었어요”

지난달 19일 공개된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은 주연만 5명이다. 그러나 그 중 1화부터 6화까지 변함없이 등장하는 주연은 김현주(44) 단 한 명이다.

‘지옥’은 공개 하루만에 글로벌 1위(플릭스 패트롤)에 오른 뒤, 26일 현재 5일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6일 언론인터뷰에서 김현주는 “앞서 ‘오징어 게임’이 큰 인기를 얻고 난 뒤 ‘지옥’에 대한 기대감도 더 컸던 걸 알아서 ‘혹시 기대에 못미치면 어떡하나’ 두려웠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보통 제가 한 작품은 기대하거나 재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인데 ‘지옥’은 출연했던 것도 잊고 재밌게 봤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타가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글로벌 스타는 아닌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데뷔 25년차의 첫 액션… “생각보다 운동신경이 있더라”

새진리회의 교리에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들을 변호하는 민혜진(김현주)의 사무실 앞에는 새진리회 추종 세력들의 테러가 잇따른다. 사진 넷플릭스

새진리회의 교리에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들을 변호하는 민혜진(김현주)의 사무실 앞에는 새진리회 추종 세력들의 테러가 잇따른다. 사진 넷플릭스

김현주가 ‘지옥’에서 분한 변호사 민혜진은 신흥종교 ‘새진리회’ 추종자들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변호해주는 역할로 처음 등장한다. 극이 전개되며 주요 피해자들을 모두 접촉하며, 결국 ‘지옥’ 시리즈 1의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인물로 남는다. 후반부에는 자신을 공격하는 신흥 종교 세력과 대치하며 수시로 거친 액션을 선보이기도 한다. 김현주는 ”캐릭터가 중간에 확 변하는 데에 당위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주 정의롭거나, 강단있거나, 고집스럽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변화의 여지를 남겨두려고 생각하고 균형을 잡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유리가 깨지는 장면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뛰고, 때리는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한 김현주는 이번이 첫 액션 연기다. 앞서 연상호 감독이 인터뷰에서 “(김현주가) 석 달 가까이 액션 트레이닝을 했다”며 밝힌 데 대해 그는 “다른 작품을 하느라석 달 전에 시작했지만 많은 시간 연습을 하진 못했다”며 “액션스쿨에서 기초적인 훈련부터 받는 과정도 재밌었고, 생각보다 제가 운동신경이 있는 편이었구나 발견했다”며 웃었다.

'생생우동', '토지' 거쳐 '지옥'까지

직업이 변호사인 민혜진은 극 중 정장을 입고 변호사 일을 하는 장면보다 트레이닝 복을 입고 직접 뛰는 장면의 비중이 더 크다. 대부분의 액션신을 직접 소화했지만, '지옥'은 김현주의 첫 액션연기다. 사진 넷플릭스

직업이 변호사인 민혜진은 극 중 정장을 입고 변호사 일을 하는 장면보다 트레이닝 복을 입고 직접 뛰는 장면의 비중이 더 크다. 대부분의 액션신을 직접 소화했지만, '지옥'은 김현주의 첫 액션연기다. 사진 넷플릭스

2019년 OCN '왓쳐'에서 은밀한 거래 전문 변호사 한태주 역을 맡은 뒤 올해 JTBC '언더커버'의 인권변호사 출신 최초 공수처장 최연수 역, '지옥'의 변호사 민혜진 역까지 최근 들어 그가 맡은 역의 인상이 더 진해졌다. 데뷔 초 ”국물이 끝~내줘요“로 유명했던 ‘생생우동 CF’로 대표되는 청춘스타의 이미지, ‘토지’의 주인공 ‘서희’로 그려지는 정적인 이미지와 사뭇 다르다. 연상호 감독도 앞선 인터뷰에서 "연기 호흡이 넓고, 신뢰감 있는 역할을 오랫동안 해줘서 민혜진과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김현주는 ”같은 변호사 역할인 ‘언더커버’와 ‘지옥’을 동시에 촬영하며 고민도 많았다“면서도 ”(언더커버) 최연수는 티없이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고 (지옥) 민혜진은 사회에 대한 반항심이 있는 캐릭터라, 민혜진만이 가질 수 있는 정의로움으로 표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가 의도해 이런 캐릭터를 찾은 건 아니다. 김현주는 ”예전의 밝은 캐릭터는 그런 작품이 계속 들어왔던 거지, 의도한 건 아니었다”며, 최근의 연이은  캐릭터에 대해서도 “‘왓쳐’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려고 한 걸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호하는 장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 이런 분위기를 고수하는 것도 아니다”며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은 게 지금의 욕심”이라고 덧붙였다.

"내가 멈춰있는 동안 많이 변했다… '천사' 찍는 기법도 신기"

'지옥' 김현주는 "영화 스케일의 촬영이 오랜만인데, 정말 많은 발전이 있더라. 많이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 사진 넷플릭스

'지옥' 김현주는 "영화 스케일의 촬영이 오랜만인데, 정말 많은 발전이 있더라. 많이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 사진 넷플릭스

1996년 가수 김현철의 뮤직비디오 출연을 시작으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김현주는 올해가 데뷔 25년차다. 1997년 노희경 작가의 MBC 미니시리즈 '내가사는 이유'로 연기를 시작한 뒤 1998년 '남자셋 여자셋', 2001년 '상도', 2004년 '토지' 등 드라마에 꾸준히 얼굴을 비춰왔지만, 영화 스케일의 작품은 오랜만이다. 그의 마지막 영화는 2011년 '시선 너머: 백문 백답'이다.

김현주는 "영화 촬영한지가 꽤 오래됐기 때문에, 드라마지만 영화처럼 찍었던 이번 작품에서 현장에 없는 '천사'를 찍는 기법도 신기했고 '내가 멈춰있는 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구나' 새롭게 알았다"며 "박정민, 원진아 등 젊은 배우들이 각자 자기 위치에서 자기 색을 뿜어내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고, 배우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던 작품"이라고 전했다.

'지옥'의 인기에도 "아직 인기를 직접 체감하긴 이르고, 앞으로의 제 생활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인터뷰 중간중간 질문을 받아적으며 꼼꼼하게 답하는 김현주는 "'지옥'도 제가 한 작품 중 하나일 뿐, '지옥'을 전후로 제가 달라질 것 같진 않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도전을 두려워한다는 그는 "저는 민혜진처럼 맞서 싸우지 못하고 '누가 내 앞에서 싸워줬으면' 하는 사람인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포용력도 생기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스스로 틀을 깰 용기를 가지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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