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유공자 등 900여명, 국가 상대 943억 손배소 제기

중앙일보

입력 2021.11.26 11:27

업데이트 2021.11.26 11:34

5공 피해자 11개 단체 회원들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앞에서 '사죄없는 역사의 죄인 전두환을 규탄한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5공 피해자 11개 단체 회원들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앞에서 '사죄없는 역사의 죄인 전두환을 규탄한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부상자와 유공자 등 900여명이 국가를 상대로 총 943억원 규모의 정신적 피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1990년 제정된 5·18보상법(옛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상을 받았지만, 규정이 미비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은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5·18구속부상자회는 회원 900여명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소송은 5·18 유공자 본인 848명 및 유공자 가족 34명 등이 제기한 소송 등 3건으로 구성됐다. 원고는 총 916명이며 총 청구 금액은 943억원이다. 정기백 5·18구속부상자회 회장 권한대행은 “국가는 군대를 동원해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고 유린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지만, 정부는 피해자들의 고통과 치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이번 소송의 이유를 밝혔다.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엘케이비파트너스(LKB)는 이번 소송에 대해 지난 5월 27일 헌법재판소가 5·18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받은 사람들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정한 옛 5·18보상법 16조 2항은 위헌이라고 판단한 이후,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받기 위한 단일 규모 사건 중 최대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피해 보상은 5‧18보상법에 따라 현재까지 7차 보상이 이뤄졌으며, 5517명의 보상자에게 총 2452억원이 지급됐다. 하지만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소장에서 “5·18 민주화운동 생존자 대부분은 고문·불법구금·폭행 등 국가의 무자비한 폭력에 의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현재까지도 이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며 “5·18 보상법 제정 당시 PTSD를 포함한 정신질환에 대한 규정이 미비해 정신질환은 장해등급으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LKB 김종복 변호사는 “이 소송은 일차적으로 국가의 불법행위 때문에 모든 것이 무너진 개인과 그 가족들을 위한 것이지만, 아픈 역사를 되새김해 국가의 불법행위를 반성하고 바로잡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2일 광주지법이 5·18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고, 24일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5·18 피해자 70여명을 대리해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하는 등 관련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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