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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탄으로 연어 사료를?…온난화 막고 생태계도 지키는 신기술

중앙일보

입력

메탄 이용 세균의 현미경 사진. [ISME Journal, 2016]

메탄 이용 세균의 현미경 사진. [ISME Journal, 2016]

이산화탄소(CO2)보다 지구온난화 효과가 25배 이상인 메탄(CH4).
하수처리장과 쓰레기 매립지, 석유·가스 시설 등에서 새는 메탄가스를 모아서 세균 배양에 활용하고, 배양을 통해 얻은 세균의 단백질을 물고기나 닭의 사료로 제공하고, 최종적으로 사람이 식품으로 소비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물고기 사료와 비교할 때 경제성도 충분히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도시환경공학과 연구팀은 최근 국제 저널인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메탄 이용 세균의 단백질 사료 생성과 관련한 경제성을 분석해 발표했다.

메탄 세균 세포 단백질 함량 높아

스페인 연안 참치 양어장 모습. AFP=연합뉴스

스페인 연안 참치 양어장 모습. AFP=연합뉴스

메탄 이용 세균(Methanotrophs)을 배양해서 얻은 단일 세포 단백질(single cell protein, SCP)을 사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물고기 사료인 어분(魚粉) 가운데 고품질 어분의 경우 조(粗)단백질 비율이 60~72%인데, 메탄 이용 세균의 바이오매스(biomass,생물량) 내 조단백질 함량이 67~81%나 된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성분도 우수해 어분 대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도 천연가스로 메탄 이용 세균의 SCP를 만드는 사례가 있고, 유럽연합(EU)에서는 SCP를 연어 사료로 최대 33%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대전하수처리장의 모습.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슬러지를 소화시키고 분해하는 과정에서 메탄이 발생한다. [중앙포토]

대전하수처리장의 모습.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슬러지를 소화시키고 분해하는 과정에서 메탄이 발생한다. [중앙포토]

연구팀은 톤당 1600달러(약 190만 원) 수준인 어분 생산 비용과 누출되는 메탄을 활용해 사료를 생산할 때의 비용을 비교했다.

우선 매립지 쓰레기가 땅속에서 썩을 때 나오는 메탄을 활용하면 톤당 1546달러, 석유·가스 공급시설에서 노출되는 메탄을 활용하면 톤당 1531달러면 된다는 것이다. 기존 어분 생산비보다 낮다.

또, 오·폐수처리장에서 찌꺼기를 처리할 때 배출되는 메탄을 활용할 경우 톤당 1645달러로 어분 생산비를 약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가스 자체를 사용해 사료를 생산할 경우에는 생산비는 톤당 1783달러까지 올라갔다. 가스 구매비가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미국 메탄 연간 배출량 이산화탄소 6억3000만톤에 해당

미국 내 메탄 배출 시설 현황, [Nature Sustainability, 2021]

미국 내 메탄 배출 시설 현황, [Nature Sustainability, 2021]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이산화탄소 6억3000만 톤에 해당하는 메탄이 매년 배출이 되고 있다. 석유·가스 시설이 메탄 배출량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매립지가 17%, 오폐수처리장이 2%를 배출한다.

연구팀은 미국 내 배출되는 메탄가스를 이용해 사료를 생산한다고 했을 때, 톤당 1600달러 이하로 생산할 수 있는 사료의 양이 하루 2200톤인 것으로 분석했다. 전 세계 소비량의 14%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또 생산비 기준을 톤당 2050달러까지 올리면 소규모 시설까지 메탄 활용을 확대할 수 있고, 이 경우 미국 내에서 배출되는 메탄만으로도 현재 전 세계 어분 소비량인 하루 1만5900톤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의 기술로 메탄 이용 세균의 바이오매스를 생산할 경우에도 어분과 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향후 기술 발전으로 생산 비용을 20% 정도 절감할 경우 전 세계 어분 시장을 다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균 배양 시설에 들어가는 냉각장치의 에너지(전기) 효율을 향상하고, 시설을 자동화해 인건비 등을 절감하면 소규모 메탄가스 배출시설도 경제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식장 사료 생산 위해 물고기 남획

영국 뉴린 항에서 내려지는 정어리를 하역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뉴린 항에서 내려지는 정어리를 하역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인 해산물은 1960년에서 2015년 사이에 전 세계 생산량이 4000만 톤에서 1억8000만 톤으로 급증했다. 전 세계 어장의 90%에서는 어획량이 상한선에 이르렀거나 초과 상태에 도달한 상태다.

해산물 공급량의 절반 정도는 양식으로 공급되고 있으나, 어패류 양식에 필요한 사료를 얻기 위해 전 세계 바다에서 남획이 이뤄지고 있다. 육상에서 기른 농산물, 즉 식물 단백질로 물고기 사료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토지와 물, 비료 등을 다량 투입해야 해 새로운 환경 문제를 낳고 있다.

한국도 2030년까지 메탄 30% 줄여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국제 메탄 서약 출범식에 참석, 국내 메탄 감축 방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국제 메탄 서약 출범식에 참석, 국내 메탄 감축 방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이달 초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글로벌 메탄 서약 (Global Methane Pledge)'에 서명하고, 오는 2030년까지 국내 메탄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0%를 줄이기로 했다.

국내 메탄 배출량은 2018년 기준으로 총 2800만 톤(CO2 환산량)으로, 농축수산 부문이 1220만 톤(43.6%), 오폐수처리장을 포함한 폐기물 부문 860만 톤(30.8%), 에너지 부문이 630만 톤(22.5%)을 차지하고 있다.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 모습. 연합뉴스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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