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제기된 탄소중립 전략안 쟁점, 대부분 수정·보완으로 합의 이뤄져"

중앙일보

입력 2021.11.26 00:05

업데이트 2021.11.2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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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산림부문 탄소중립 민관협의회 강영진 위원장에게 듣는다


지난 1월 산림청이 산림부문의 탄소중립 전략안(이하 전략안)을 발표한 후, 이에 대해 시민사회의 비판이 제기되고 국민적 우려로 확산됐다. 이에 산림청은 ‘산림부문 탄소중립 민관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구성해 전략안에 관해 논의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지난 7월 8일 출범해 약 3개월에 걸쳐 22차례 회의를 가지며 전략안 중 6개 쟁점 사항을 논의 의제로 정리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10개 조항의 합의문을 마련했다. 다음은 강영진(사진) 위원장과 일문일답.

 -협의회 구성 배경은.

 “산림청은 지난 1월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흡수원 역할을 담은 전략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산림은 탄소흡수뿐 아니라 재해 예방, 생물다양성, 생태계 보호 같은 다양한 가치를 품고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이에 산림청은 협의회를 구성해 제기된 문제점과 쟁점을 다루기로 했다.”

 -협의회의 구성은.

 “위원은 위원장 포함 20명으로 산림청과 환경부 추천 위원 중 8명씩과 산림청·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국장급이 참여했다. 전략안에 문제를 제기한 환경단체, 탄소중립 정책과 연관성이 큰 임업단체가 참여했고, 학계 전문가를 포함해 환경분야와 임업분야 위원을 같은 수로 맞췄다. 산림부문의 온실가스 흡수량 산정 방식 등을 검토할 전문가 그룹회의도 산림청과 환경부에서 추천한 인력 풀에서 2명씩 4명으로 구성했다.”

 -쟁점 사항은.

 “협의회에서는 전략안 전체가 아니라 환경단체 등에서 문제 제기한 쟁점을 집중 논의했다. 환경단체·임업계 등과 의논한 결과, 의제는 ▶탄소순환림수확모델 및 벌기령 조정 계획의 적정성 ▶기후수종 및 목재수확 대상산림(경제림)의 적정성 ▶2050년 목재수확량 목표치의 적정성 ▶국산목재(공공분야 등) 이용 확대 방안 ▶산림바이오매스의탄소중립 에너지원 적합성 및 원목 사용문제 ▶산림의 탄소흡수량 전망 등 여섯 가지로 합의됐다. 이런 의제에 대해 본회의에서 산림청의 발제를 토대로 논의를 하는 한편 바이오매스분과를 구성해 산림바이오매스 관련 사안을 다뤘다. 산림의 탄소흡수량 산정 관련 의제에 대해서는 산림과 환경 양측에서 추천한 전문가 4인으로 구성된 전문가그룹에서 검토작업을 했다.”

 -산림분야 탄소중립 전략의 목표를 30억 그루 나무심기에서 산림순환경영과 보전·복원으로 수정하기로 합의했는데, 구체적 내용과 의의는.

 “‘30억 그루 나무심기’는 산림의 나이 구조를 개선하고, 후계림을 만들어 탄소흡수량을 유지하는 것을 강조한 목표였다. ‘산림순환경영과 보전·복원’은 나무를 심고, 가꾸고, 수확해 목재로 활용하는 과정을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연계와 순환을 강조하며, 산림을 지속가능하게 이용하고, 산림의 경제적·환경적·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양한 가치를 고려하며 산림관리를 할 때에 산림의 경제적·사회적·환경적 가치가 제고되고, 이런 가치에는 탄소 흡수 기능 증진의 혜택이 포함된다고 보는 시각의 전환이 담겨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발전과 관련한 합의 내용은.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는 목재펠릿·목재칩 같은 재생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산림바이오매스 연료가 대형 발전소 위주로 공급돼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목재자원의 역할이 퇴색된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이 있었다. 협의회는 대규모 발전사 중심의 산림바이오매스 수요를 지역분산형 모델로 점진적으로 전환해가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당초 벌기령을 낮추겠다는 내용은 어떻게 되었나.

 “전략안에는 일부 산림에 대해서 탄소흡수량이 최대가 되는 시점인 20~30년으로 벌기령을 낮추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생태계와 가치 있는 목재 활용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런 비판을 수용해 벌기령을 낮추기로 한 부분은 삭제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다.”

 -2050년 우리 숲의 흡수량이 감소한다는 데 대한 논의도 있었나.

 “전문가 그룹회의에서 흡수량 산정 근거 등을 검토·논의한 결과를 토대로 공동보고서를 작성해 본회의에 제출했다. 산림분야 온실가스 흡수량 통계는 국제 기준에 따라 산정하고 있고, 숲의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산림의 연간 생장량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2050년 순흡수량도 감소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만, 분석 모델이나 시나리오에 따라 감소 추세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환경단체의 비판과 지적이 많이 받아들여진 건가.

 “환경단체의 비판과 지적에서부터 시작한 협의회라고 할 수도 있다. 제기한 문제의 대부분은 수정·보완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임업계의 입장은 어떠했나.

 “임업인·산림기술인은 산림을 지키며 열심히 일해왔는데, 일부 벌채 문제나 탄소중립 이슈로 산림 파괴자로 내몰리는 느낌을 받아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었다. 합의문 조항의 하나로 반영된 것처럼 사유림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합리적 평가, 지원과 보상 방안이 정착되기 바란다.”

 -협의회 경험에 비춰 우리 사회의 탄소중립 추진에 대한 의견은.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갈등과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략안을 둘러싼 논란은 예고편이었던 셈이다. 협의회는 향후 전범이 될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번 경험을 살려 우리 사회가 직면하게 될 여러 유형의 난제를 지혜롭게 풀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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