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이재명 조카와 조폭연루의혹

중앙일보

입력 2021.11.25 22:00

업데이트 2021.11.27 23:18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지난 2010년 6월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최대 접전지 중 하나로 꼽혔던 경기도 성남시 시장으로 당선된 이재명 후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0년 6월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최대 접전지 중 하나로 꼽혔던 경기도 성남시 시장으로 당선된 이재명 후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1.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SNS에 조카 관련 사과글을 올렸습니다.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망설여졌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습니다..사건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 전날밤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 다음 ‘데이트폭력 예방과 가중처벌대책 강구’를 다짐하면서..자신의‘아픈 과거’를 고백한 겁니다.
굳이 아픈 과거를 공개한 건..이재명이 어차피 넘어야할 도덕성 검증의 벽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이재명 도덕성 검증의 3대 고비는..스스로 언급했듯 ‘패륜몰이, 불륜몰이, 그리고 조폭연루설’입니다.

3. 패륜(형수 욕설 녹취)이나 불륜(배우 김부선 주장)에 비해 조폭연루의혹은 훨씬 복잡합니다.
단편적으로 알려져 왔고, 반론과 재반론으로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정작 진실은 모호한 양상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본인이 ‘사과’ 형식을 빌렸지만..스스로 조카 변호사실을 고백한 건 ‘피해가지 않겠다’는 자신감으로 주목됩니다.

4. 사건자체가 충격적입니다.

범인은 친누나의 아들입니다. ‘데이트폭력’이라고 표현했지만..사실은 계획적인 스토킹과 연쇄살인입니다. 헤어지자던 여성을 반년동안 협박하다가 마침내 뒤쫓아 집으로 들어가 모녀를 함께 살해했습니다. 희생자 아버지는 5층에서 뛰어내려 중상.

5. 난도질이 잔혹합니다. 조카가 조폭출신입니다.
이재명 스스로 ‘중학생 때 국제마피아 조직원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이재명 주변을 어른거려온 성남 국제마피아 연루의혹들이 일제히 꿰어지는 느낌을 줍니다. 물론 이재명은 오히려 자신이 ‘조폭들에게 속아 활용당한 정치인’이라고 주장합니다만..

6. 사실 조카 사건은 김부선이 폭로했습니다.
김부선은 지난 7월 재판정에서 이재명과의 ‘깊은 관계’를 입증해줄 증거로..‘이재명 조카의 살인사건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습니다.이후 김부선은 SNS에 계속 관련글을 올렸습니다. 대선후보 검증과정에서 이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명은 먼저 인정하고 사과하는 정면돌파를 택했습니다.

7. 도덕성 검증이란 대개 지저분하지만, 불가피한 통과의례입니다. 관건은 신뢰입니다.

딱 부러진 진실이 드러나지 않는 정치공방 속에서 유권자들은 신뢰하는 쪽을 경청합니다. 조카 변호사건은 조폭연루의혹인 동시에 불륜과 직결돼 있습니다. 이재명이 이 복잡한 신뢰의 위기를 어찌 헤쳐갈지 주목됩니다.
〈칼럼니스트〉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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