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윤창호법 첫 판단···"음주운전 2회이상 가중처벌은 위헌"

중앙일보

입력 2021.11.25 15:20

업데이트 2021.11.25 15:29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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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이상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어겼을 때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A씨 등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이 위헌이라며 청구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법의 핵심 처벌 근거인 ‘반복적’ 음주운전을 판단하는 명확한 시간적 근거가 없고, 비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엄하게 처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심판 대상 조항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이 법 조항은 2018년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씨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반복적인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를 목적으로 개정됐다. 이른바 ‘윤창호법’으로 불린다.

헌재는 이와 관련해 “가중요건이 되는 과거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와 처벌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사이에 아무런 시간적 제한이 없고 과거 위반행위가 형의 선고나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전과일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과거 위반행위가 10년보다 이전에 발생했고 그후 음주운전을 했다면 이는 ’반복적‘인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헌재는 “이 같은 과거 범행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의 범행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헌재는 해당 조항이 재범 음주운전 행위자에게 책임에 비해 과도한 형벌을 규정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했더라도 과거 위반 전력,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운전 차량의 종류에 따라 죄질이 다르다”면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2년, 벌금 1000만원으로 정해 비난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행위까지 지나치게 엄히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같은 다수 의견에 반대한 이선애‧문형배 재판관은 “이 조항은 이른바 ‘윤창호 사건’을 계기로 재범 음주운전 범죄를 엄히 처벌하고 예방하고자 하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입법화한 규정이고 반복되는 음주운전은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재범 음주운전자의 가중처벌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 관계자는 “반복적인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을 규정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처음 판단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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