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전략비축유 방출에 '발끈'…사우디·러시아 증산 중단 검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OPEC 플러스(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23개 산유국의 협의체다. [로이터=연합뉴스]

OPEC 플러스(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23개 산유국의 협의체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두 나라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23개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몇몇 국가들이 공급 부족에 따른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결정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와 러시아가 유가 안정을 위해 미국이 주도한 SPR 방출 결정에 맞서 원유 증산을 일시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와 러시아는 그간 OPEC+ 소속 국가들의 원유 생산량 조정에 앞장서왔다. 양국은 지난해 4월에도 팬데믹으로 촉발된 원유 수요 감소와 가격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 OPEC+의 하루 1000만 배럴 감산 결정을 주도한 바 있다.

다만 원유 증산 중단 문제를 놓고 주요 산유국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OPEC 의장국인 사우디는 SPR 방출로 인해 글로벌 원유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등 일부 회원국들은 증산 중단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대규모 감산을 결정한 뒤 유가가 급등하자 OPEC+는 지난 7월 회의에서 올해 8월부터 내년까지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감산을 완화하기로 한 바 있으며, 이달 초 회의에서도 이 수준을 12월까지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OPEC+는 글로벌 석유시장 변화에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매달 회의를 열어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시장 상황에 맞게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산유국들은 내달 2일에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현재의 감산 완화 계획을 다시 점검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들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국제 유가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OPEC을 비롯한 원유 수요 예측 기관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하면서 일부 국가들이 봉쇄와 같은 방역 조치를 다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은 원유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지적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사상 최대 규모의 SPR을 방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치솟는 국제 유가를 잡기 위해 OPEC 등 산유국에 증산을 거듭 촉구했지만,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내놓은 대책이다. 같은 취지로 한국, 일본, 인도, 영국 등도 SPR 방출에 동참했으며 중국도 여지를 열어놓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주요 산유국에 국제 석유시장 안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이날 "OPEC과 OPEC+는 국제 석유시장을 안정시키고 합리적인 유가를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