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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변인 쓴소리 "당 신선한 엔진이 꺼져가는 느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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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임현동 기자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대변인들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추진을 둘러싼 잡음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에 나섰다.

'이준석 체제' 첫 대변인단에 선발된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솔직히 요즘 당 상황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며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활력이 넘쳐나던 신선한 엔진이 꺼져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최근 선대위의 구성 과정이 진정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나. 매일 선대위 명단에 오르내리는 분들의 이름이 어떤 신선함과 감동을 주고 있나”라며 “상대 당의 후보는 연일 눈물을 흘리고 넙죽 엎드리고 있다. 모든 과오를 반성한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쇼라고 침 한번 뱉고 말겠지만 솔직히 전 무섭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쇄신에 착수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비교하며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상대는 숱한 선거를 치러온 후보다. 어찌 됐든 지자체 평가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했던 후보”라며 “이런 귀신같은 사람을 상대로 우리는 너무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진 않은가”라고 물었다.

또 “경선 이후 우리 당은 줄다리기와 기싸움으로 시간을 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라며 “매우 위험한 방향이지만 어쨌든 상대 후보는 정책과 비전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이에 맞서 어떤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가”라고 했다.

임 대변인은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기존의 저희 당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물밀듯이 몰려오던 청년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 같지는 않은가”라며 “혹시 ‘그래서 이재명 찍을 거야? 어쨌든 우리 당 찍을 거잖아’라는 안이한 생각에 갈 곳 잃은 청년들을 방치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심판의 대상이듯이 저희 역시 국민들에겐 여전히 심판의 대상이다”라며 “지난날들의 저희 당의 과오를 과연 모두 용서받은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임 대변인은 “활기차던 당의 동력이 꺼져가는 걸 저만 느끼고 있는 것인가”라며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기회가 몇 년 만에 찾아온 것인지 모르겠다. 이 황금같은 기회를 그저 흘려보내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 대변인으로서 정말 부적절하고 오만한 글”이라면서도 “하지만 못난 성격이라 차마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거짓말은 못 하겠다. 다만 두서없는 이 글이 당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티끌만 한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임 대변인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신인규 상근부대변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임 대변인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신인규 상근부대변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스1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당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위기감을 드러냈다. 신 상근부대변인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비춰지는 선대위 모습은 이미 선거는 다 이긴듯한 모습이고 전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2030 청년 유권자들의 마음이 한달째 심각하게 떠나가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선대위 인선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만찬 회동으로 최종 담판에 나섰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힘 선대위는 25일 총괄선대위원장을 공석으로 비워둔 채 본부장급 인선을 마무리하고 일단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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