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방문' 국제사법재판소 제소?...日 자민당, 전담 대응팀 가동

중앙일보

입력 2021.11.25 11:47

김창룡 경찰청장의 최근 독도 방문을 계기로 일본이 독도를 '국제분쟁 지역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집권 자민당 내 정책 입안 조직인 외교부회와 외교조사회는 24일 열린 합동 회의에서 김 청장의 독도 방문에 대응하는 전담 조치팀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지난 9월 2일 촬영한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9월 2일 촬영한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의 모습. [연합뉴스]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김 청장의 독도 방문 사실이 알려진 후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 지난 17일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도 독도 문제를 이유로 거부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아사히에 따르면 전날 열린 자민당 외교부회, 외교조사회 합동 회의에서는 "항의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두 조직은 합동팀을 설치해 독도 문제와 관련해 한국을 상대로 취할 대항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검토될 구체적인 조치로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등이 거론된다.

이같은 자민당 내 반발은 한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독도를 국제적으로 이슈화함으로써 분쟁지역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때도 각료회의에서 정식으로 ICJ 제소 방침을 확정하고 이를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제소에 응하지 않았다.

자민당 외교부회 등은 관련 제언을 정리하는 대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에게 전달해 정책에 반영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민당 외교부회는 올해 1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서울중앙지법 판결이 나왔을 때도 ICJ 제소, 일본 내 한국자산 동결, 금융제재 등의 강경한 대항조치를 검토하라고 외무성에 요구한 바 있다.

2021년 판 일본 방위백서의 일본 주변 해공역(海空域) 경계감시 상황을 보여주는 지도에 독도(검은색 동그라미)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로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021년 판 일본 방위백서의 일본 주변 해공역(海空域) 경계감시 상황을 보여주는 지도에 독도(검은색 동그라미)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로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영유권 문제는 한·일이 해결해야"

독도 문제를 국제 사회로 끌어내려는 일본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독도 영유권에 관해 한·일 어느 쪽도 편들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25일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이 독도 분쟁에 책임이 있다는 송영길 한국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미국은 리앙쿠르 암초의 영유권과 관련해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며 "영유권 문제는 한국과 일본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지명위원회는 지난 1977년부터 독도를 '리앙쿠르 암'으로 지칭하고 있으며, 국무부 등 주요 행정 부처도 공식 문서에서 독도나 다케시마라는 지명이 아닌 리앙쿠르 암이라는 중립적인 명칭을 사용해왔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19일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 무산에 대해 논평하며 "2차 세계대전 후 샌프란시스코 강화 회의에서 미국이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일본의 로비에 넘어가는 바람에 (독도와 관련한) 분쟁의 소지를 남겼다"며 '미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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