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은 헌정질서 무너뜨리는 범죄"…검찰, 김규복 목사 재심서 '무죄' 구형

중앙일보

입력 2021.11.25 11:45

업데이트 2021.11.25 12:49

20대 대학생이던 1980년 신군부 세력에 저항했던 원로 목사가 칠순을 앞두고 억울함을 풀게 됐다.

1987년 6월 연세대 학생들이 호헌철폐 등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앙포토]

1987년 6월 연세대 학생들이 호헌철폐 등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앙포토]

25일 대전지법 형사8단독(부장 차주희) 심리로 열린 김규복(69) 목사에 대한 계엄법·포고령 위반죄 재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계엄법·포고령 위반죄로 집행유예 5년형 

김 목사는 1971년 연세대에 입학, 군부독재에 저항한 학생운동에 앞장섰다. 복학생이던 1980년 5월에는 연세대 학생 1000여 명이 서울 신촌로터리~신촌역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했다. 김 목사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발령된 계엄령 수배 명단 329명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는 1980년 6월 반정부 도심 시위를 논의했다는 이유 등으로 체포돼 1981년 수도경비사령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계엄법·계엄포고문 위반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25일 오전 대전지법 형사8단독 심리로 열린 김규복 목사에 대한 재심 공판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신진호 기자

25일 오전 대전지법 형사8단독 심리로 열린 김규복 목사에 대한 재심 공판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신진호 기자

김규복 목사는 고초를 겪은 뒤 대전신학대학교와 장로교신학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대전시 대덕구 대화공단(현 1·2 산업단지)에 빈들장로교회를 개척한 뒤 활동하다 은퇴했다.

대전지검, 지난 3월 법원에 재심 청구 

김 목사에 대한 재심은 올해 3월 대전지검이 법원에 직접 청구하면서 이뤄졌다. 검찰은 5·18 당시 선포된 계엄령에 대해 대법원이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로 규정한 것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했다.

대전지법 차주희 부장판사는 “김 목사의 경우 헌정질서 파괴범죄를 저지하려는 행위였던 만큼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재심 사유에 해당한다”며 검찰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

서울대와 부산대, 전남대 등 전국 1백여개 대학 학생 수십만명이 1995년 9월 5.18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일제히 이틀간의 동맹휴업에 들어갔다. [중앙포토]

서울대와 부산대, 전남대 등 전국 1백여개 대학 학생 수십만명이 1995년 9월 5.18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일제히 이틀간의 동맹휴업에 들어갔다. [중앙포토]

이날 재판에 나온 김 목사는 “며칠 전에 죽은 전두환씨가 새로운 권력으로 등장하기 위해 일을 도모한 것을 알고 이를 폭로하기 위해 시위에 나섰던 것”이라며 “(우리) 나라가 참된 민주화가 되고 민중이 존중받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목사 "전두환 권력 폭로하기 위해 나서" 

그동안 계엄법 위반 혐의 등으로 처벌받은 피해자들이 5·18 특별법에 따라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 재심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선고 공판은 12월 9일 대전지법 317호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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