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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종전선언 올인하는데…北은 영변서 5㎿e 원자로 돌린다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종전선언 설득전을 벌이는 가운데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 제조와 관련된 5메가와트(㎿e) 원자로를 가동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24일(현지시간) 최근 북한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지난 23일 촬영된 사진에는 5㎿e 원자로 건물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나타났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24일(현지시간) 전날 북한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5메가와트(㎿e) 원자로에서 수증기가 방출되는(steam emission) 모습이 드러났다. 38노스는 ″1개 이상의 발전기가 가동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24일(현지시간) 전날 북한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5메가와트(㎿e) 원자로에서 수증기가 방출되는(steam emission) 모습이 드러났다. 38노스는 ″1개 이상의 발전기가 가동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38노스는 “1개 이상의 발전기가 가동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원자로 건물에서) 구룡강으로 이어지는 배수로를 통해 물(냉각수)이 계속 방류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8년 12월 5MWe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으나, 올 하반기 다시 가동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38노스는 앞서 지난 8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구룡강 연결 배수로에서 수시로 물이 방류되는 상황을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5㎿e 원자로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연간 최대 6㎏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본다. 과거 군과 정보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플로토늄 6㎏은 핵폭탄 1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강선·평산서도 수상한 움직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성명을 통해 “올 8월 이후 영변 핵시설 내 5㎿e 원자로의 가동 징후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로 알려진 평양 외곽 강선 단지와 황해북도 평산군에 위치한 우라늄 광산에서도 활동 징후가 포착됐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은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IAEA는 북한 핵프로그램을 검증하는 데 필요한 강화된 준비 태세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활동 재개를 예견된 일로 바라본다. 지난 1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핵기술 고도화와 함께 전술핵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을 지시했다는 점에서다.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평화 프로세스의 주춧돌로 여기는 종전선언을 위해 미국과 협의를 계속하는 상황이 북한의 핵 개발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이 종전선언의 조건으로 이중기준 및 적대시정책 철폐를 내세운 건 다른 말로 핵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용인하라는 뜻”이라며 “영변 원자로 가동은 종전선언 협상을 하더라도 이는 핵 개발과는 관계가 없다는 북한의 의도를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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