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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이벤트...기준금리 인상에도 증시 등 금융시장 무덤덤

중앙일보

입력

예고된 이벤트에 시장은 덤덤했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1%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20개월 만에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지만, 주식시장과 채권 시장은 평온했다. 예고된 추가 인상인 만큼 시장금리 등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인 이날 오전 9시 50분 기준 코스피는 0.22%(6.47포인트) 하락한 2987.82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날보다 소폭 하락하며 출발했다. 오전 9시 45분쯤 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졌지만 큰 변화 없이 약보합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개인이 홀로 1625억 원을 순매수 중이다. 개장 직후 잠깐 순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은 순매도로 전환해 272억원 어치를 팔았다. 기관 역시 1386억원어치를 팔며 3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악재로 여겨진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등 안전 자산의 수익률이 높아지며 상대적으로 위험 자산으로 여겨지는 주식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업의 자금 조달에도 높은 금리는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이번 금리 인상은 시장에 충격파를 던지지 않는 모양새다.

정용택 IBK 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됐던 만큼 시장도 별 반응은 없었다”며 “내년 1월 추가 인상도 시장의 예상 범주에 있는 만큼 이후 이어질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의 메시지와 소수 의견 등 강한 매파적 발언이 나온다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오히려 떨어졌다. 이날 10시 15분 기준 전날보다 0.045% 하락한 1.968%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3일 연속 2%대에 머물다 금리 인상이 결정되자 1.9%대로 내려선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채권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데 오히려 역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에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며 3년물 국채금리가 2%대까지 올랐다가 오히려 (금리 인상) 뉴스 확인 후 안정화한 모습”이라며 설명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1.43원 떨어진(환율은 상승) 달러당 1190.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밤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며 달러 강세로 전환한 영향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겠다는 분위기도 시장에 반영된 데다 한은의 금리 인상이 이어진 만큼 환율 역시 금리 인상에 큰 반응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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