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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그대로, 주 4일만 일하라"…英대형은행의 파격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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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멀린 아톰은행 최고경영자(CEO). 아톰은행

마크 멀린 아톰은행 최고경영자(CEO). 아톰은행

영국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아톰은행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급여 삭감 없이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했다. 아톰은행은 한국의 케이뱅크·카카오뱅크가 사업 모델을 따온 곳이다.

23일(현지시각) 미국 CNN과 아톰은행에 따르면, 아톰은행은 지난 1일부터 직원 430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은행은 내년까지 주 4일 근무제를 실험할 계획이다. 아톰은행 직원들은 월요일이나 금요일 중 하루를 골라 쉴 수 있다.

이와 함께 주당 근무시간을 37.5시간에서 34시간으로 단축했다. 직원들의 근무 시간은 줄였지만 급여는 그대로 지급하기로 했다. CNN비즈니스는 "현재까지 주 4일 근무제를 채택한 영국 금융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라고 설명했다.

근무 시간 단축은 아톰은행 측이 직원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업무 생산성 등을 향상하기 위해 도입했다. 직원 재량에 따라 주 5일 근무도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주 4일 근무에 돌입했다.

아톰은행 페이스북 캡처.

아톰은행 페이스북 캡처.

마크 멀린 아톰은행 최고경영자(CEO)는 CNN인터뷰에서 "주 4일 근무제 효과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선 모든 직원이 동참해야 한다"며 동참을 독려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서도 "주 5일 근무제는 20세기의 유물"이라며 "주 4일 근무는 직원들이 가족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멀린은 "20년 넘게 주 5일 근무를 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주 4일 근무를 하게 되는 거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 수 있다"면서도 "지금까지는 생산성이나 고객 서비스 수준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기업들이 아톰뱅크의 선례를 따르길 희망한다"고도 했다.

실제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아이슬란드에서 동일한 임금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도한 실험 결과, 참가자들의 생산성은 저하되지 않은 반면 삶의 만족도는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미국 뉴욕시의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엔지니어링 업체인 엘리펀트벤처스도 지난해 8월 시범 기간을 성공적으로 거친 뒤 주 4일 근무로 영구 전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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