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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단유에 좋은 식혜, 티백으로 집에서 쉽게 만들어보세요.

중앙일보

입력

아이의 뒤를 쫓다 보면 엄마의 하루는 금세 지나가죠, 그래서 온전히 나를 위해 제대로 상을 차리는 일이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 살배기 딸을 키우는 신혜원씨는‘엄마가 잘 먹어야 아이도 잘 키운다’는 생각으로, 대충 한 끼를 때우거나 끼니를 거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거창하고 복잡한 조리법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간단한 조리법으로요. 미국의 요리학교 CIA에서 배운 레시피와 호텔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담아낸 엄마의 쉽고 근사한 한 끼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② 식혜

출산 후 모유 수유로 힘들 때 엿기름이 단유에 좋다는 얘기가 있어 당시 친정어머니께서 식혜를 한가득 만들어 보내주셨어요. 이제는 아이가 유아식을 먹을 정도로 컸지만, 그때의 식혜 맛은 지금도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어머니에게 식혜 만드는 법을 물어보니, 아기가 있는데 언제 집에서 엿기름을 내어 만들겠냐 하시며 이번에도 택배로 식혜를 보내 주시네요. 본인이 힘든 것은 괜찮아도 딸이 힘든 건 무언가 안쓰럽게 느껴지시나 봐요. 언제까지 어머니를 고되게 할 수 없으니 저도 한번 식혜를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식혜 만들기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엿기름은 보통 질금가루로도 불리기도 하는데, 보리에 싹을 틔워 건조한 뒤 빻은 가루에요. 아마도 식혜 만들기의 가장 고된 과정은 이 엿기름을 고운 천이나 망에 담아 일일이 물에 비벼서 빨래하듯이 짜내는 과정일 거예요. 이 과정이 힘들고 번거로워 식혜 만들기를 망설인다면, 엿기름 티백을 사용해 보세요.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저도 그 방법으로 시간을 대략 단축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식혜의 장점은 원하는 당도로 설탕량을 조절할 수 있고 밥알도 많거나 적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저는 설탕을 사용했지만, 올리고당이나 알룰로스 등 원하는 대체 감미료를 선택해도 좋아요. 식혜를 만들고 나서 뜨거울 때 한 잔 마셔보면 너무 단 것이 아닌가 하고 느껴질 수 있어요. 이는 차갑게 식혜가 식으면 처음보다 단맛이 덜 나게 되니, 그 부분을 고려해서 설탕량을 조절해 주세요.

이제 엿기름 티백·설탕·밥 이 세 가지 재료만 준비된다면 이미 완성된 거나 다름없어요. 나머진 보온 버튼만 누르면 전기밥솥이 알아서 식혜를 발효해 주니까요. 손님 대접용으로 밥알이 동동 뜬 식혜를 내어내고 싶다면, 보온을 마친 식혜 아래에 가라앉은 밥알을 소량 활용하면 돼요. 이 밥을 거름망으로 따로 건져내어 물에 씻어 놓은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보관 해 둬요. 손님상에 올리기 전 티스푼으로 한 두 스푼씩 넣어주면 밥알이 동동 올라올 거에요.


Today`s Recipe 신혜원의 식혜 
취향에 따라 식혜를 마지막으로 끓이는 과정에서 생강을 편으로 썰거나 계피를 통으로 넣으면 좀 더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고 마무리로 대추나 잣을 고명으로 얹어 드셔도 좋아요. 여기에 먹을 만큼만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2시간 정도 미리 넣어 두면 살얼음이 살짝 낀 식혜가 준비돼요.
재료준비  

엿기름 티백이 나와 조리과정이 더 간단해졌다. 사진 신혜원

엿기름 티백이 나와 조리과정이 더 간단해졌다. 사진 신혜원

엿기름 티백 3개(40gx3개), 물 2L, 설탕 8큰술, 고두밥 1공기

만드는 법
1. 밥은 평소보다 물양을 적게 잡아 고두밥으로 지어 놓는다.
2. 전기밥솥에 엿기름 티백과 물, 공깃밥, 설탕 2큰술을 넣어 보온 모드로 4~5시간 정도 밥알을 삭혀준다. 이때 밥알은 주걱으로 살살 저어가며 한알씩 풀어 흩어준다.
3. 중간에 뚜껑을 열어 밥알이 10~20개 정도 떠오르면 보온을 멈추고 엿기름 티백을 건져낸다. 너무 오래 발효시키면 식혜가 지나치게 삭아 쉰 맛이 날 수 있으니 주의한다.
4. 큰 냄비에 발효를 마친 식혜와 남은 설탕 6큰술을 넣어 센 불에 올린다. 이때 설탕은 한 번에 넣지 말고 원하는 당도에 맞춰 가감한다.
5. 식혜가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줄여 10분 정도 더 끓여준다. 맑고 텁텁하지 않은 식혜가 완성되도록 중간마다 떠오르는 거품은 국자로 걷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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