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고지 전투'는 6·25전쟁에서 가장 치열하고 참혹했던 전투로 꼽힌다.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강원도 철원 인근에서 펼쳐진 이 전투에서 국군 약 3500명이 산화했다. 69년 전 벌어진 이 격전의 현장에는 아직도 적군을 향해 총구를 겨눈 국군 '이병'이 있었다.
24일 국방부는 지난 9월부터 약 110일 동안 비무장 지대(DMZ)에서 유해 발굴을 진행해 유해 총 27점(잠정 22구)과 전사자 유품 총 8262점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발굴한 국군 전사자 추정 유해 중에서는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는 모습의 유해도 있었다.
이 유해는 백마고지 395고지 정상에서 발견됐다. 유해 인근에는 계급장과 방탄모, 탄약류, 만년필, 숟가락 등이 함께 발견됐다. 이 전사자의 계급장은 '일등병'이다. 지금의 '이병'에 해당한다. 개인호에서 사격 자세를 취하고 전투태세를 갖춘 상태로 잠든 이 전사자의 유해에 대해 국방부는 "당시 치열했던 전투 상황을 추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입대하고 7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이 이병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사자의 신원을 알 수 있는 인식표 등이 발견되지 않아서다. 군은 신원 확인을 위해 유해소재 제보, 유가족 시료채취 등 국민적 참여가 필요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를 독려하고 있다.
국방부는 오는 26일 '유해발굴 완전작전 기념식'을 통해 올해 비무장지대 유해 발굴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