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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이재명·윤석열, 협력적 경쟁 적극 나서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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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2021 중앙포럼이 24이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하고 있다.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2021 중앙포럼이 24이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하고 있다.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본지 ‘2021 중앙포럼’서 정책비전 발표

네거티브 대신 대한민국 미래를 말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모처럼 반가운 모습을 보였다. 어제 본지가 주최한 ‘2021 중앙포럼’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말했다. 그간 드물게 보던 비전 경쟁이다.

이 후보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회의 총량을 늘려야 한다. 기회의 총량을 늘리는 길은 바로 성장을 회복하고 지속적 성장을 추구해 가는 것”이라며 ‘공정성장’과 ‘전환성장’을 제시했다. 양극화와 불공정을 완화해 사회 구성원이 의욕을 가지고 열성을 다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전자라면 세계적 대전환의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초로 만드는 게 후자라고 했다. 미래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혁신과 기초과학·첨단기술 분야 투자, 규제 합리화를 언급했다.

윤 후보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미래를 여는 열쇠고 집단적 사고와 획일적 강요는 미래를 닫는 자물쇠”라며 “자유를 구속하고 상상력을 제한하는 모든 관행과 법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또 “이제까지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중심 나라였지만, 이제부터 국민 개개인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법치의 원칙, 민간 주도 혁신, 기업과 현장 일자리 중심의 교육, 글로벌 가치에 기여하는 세계 시민국가를 제시했다.

이런 비전 경쟁이 더 빈번해져야 한다. 어제 주제는 경제 쪽이었다. 두 후보가 겨룰 분야는 차고도 넘친다. 양극화와 일자리·복지·부동산은 물론이고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그리고 미·중 패권경쟁 시대의 외교안보까지 넓디넓다. 비전 제시에서 더 나아가 구체적 이행 방안까지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서로 간 검증을 통해 진정한 정책대결이 벌어질 수 있도록 말이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경계를 초월해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협력하는 선거의 경쟁 구도가 돼야 한다.

그간 양 진영은 이런 ‘협력적 경쟁’보다는 후보와 가족에 대한 네거티브 공방에 골몰했다. 마치 누가 더 네거티브를 잘하느냐로 대통령을 뽑는 것 아니냐고 느낄 정도였다. 두 후보의 비호감도가 유독 높은 건 그 여파다. 상대편이 대통령이 되면 이민을 가겠다는 이들로 넘쳐나게 됐다. 대통령이 된들 ‘반쪽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후보에도, 나라에도 불운이다. 사법적으로 해결한 부분은 사법 당국에 맡기고 이젠 비전과 정책 경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두 후보가 아직 선거대책위 구성을 못한 게 발목을 잡고 있긴 하다. 이 후보는 선대위를 새로 구성하려 하고 있고, 윤 후보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참여 문제가 미결인 상태다. 그러나 이건 곧 어떤 식으로든 정리될 문제다. 두 후보의 관심과 에너지가 비전과 정책에 쏠려야 한다고 믿는다. 두 후보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꾸고 싶어 하는지 국민이 알아야 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