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산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성숙해야

중앙일보

입력 2021.11.2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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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지난 2일 마무리됐다. 이번 회의에선 세계 경제의 90%에 해당하는 나라가 탄소중립을 약속했으며, 파리협약에서 탈퇴했던 미국은 장기적인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재합류했다. 특히 각국 정상은 ‘산림·토지 이용 선언’(Declaration on Forest and Land Use)에 서명했고, 우리나라는 영국·미국·독일 등 12개 선진국과 함께 ‘글로벌 산림재원 서약’(Global Forest Finance Pledge)을 통해 2021~2025년 약 120억 달러의 열대림 복원 재생 프로그램에 동참하기로 했다.

산림은 유일한 탄소흡수원으로써 산림의 증진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으로 거론된다. 올해 초 산림청은 ‘30억 그루나무 심기’를 대표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탄소중립을 위해 경제림을 대상으로 노령림을 수확하고, 새로운 산림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는 영급 불균형을 가진 국내 산림에 대하여 선순환 체계의 기초를 다지고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산림청의 계획은 재해예방 및 생태계 보호 등 산림이 가지는 다양한 가치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국민에게 외면받았다.

나무의 생장곡선을 보면, 30년을 기준으로 연년생장량은 감소한다. 양적인 측면에선 늘어나지만, 성장세가 둔화해 빠르게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없다는 뜻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6영급 이상의 나무는 전체 산림의 약 6%를 차지하며, 이러한 상황을 유지할 경우 2050년에는 전체 산림면적의 약 70%가 6영급 이상의 산림으로 변화한다.

숲의 생장량 저하는 이산화탄소 흡수량 감소로 이어진다. 2018년 기준 산림은 약 4600만t의 온실가스를 흡수한다. 그러나 현재의 추세를 유지한다면 2050년에는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이 약 1400만t으로 줄어든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가 명확하게 있지만 산림청의 계획은 왜 외면받았을까? 부족한 설명 탓이다. 대표적인 것이 나무의 저장기능에 대한 설명이다.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데, 나무를 수확한다고 새서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목재 안에 저장이 된다.

이러한 나무의 저장기능 때문에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에선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LULUCF(Land Use, Land Use Change and Forestry) 부문 보고 항목에 수확된 목재품을 항목으로 두고 통계를 산정하도록 한다. 수확된 목재는 기본적으로 보드류와 제재목 등으로, 부산물은 바이오매스 연료로 활용된다.

최근 제도 개선에 따라 목조주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목조주택의 확대는 수확된 목재의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로 산림의 선순환 활동에 기여할 수 있다. 처음부터 나무를 수확해 어떻게 이용하며, 수확된 목재의 순기능을 이해시켰다면 지금과 같은 오해는 덜하지 않았냐는 생각이 든다.

또한 국민의 인식 변화를 이끄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산림에 대한 지식전달에 있어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정확하고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산림청은 그간의 산림부문 탄소중립 민관협의회를 구성하고 3개월간 22회의 회의를 거쳐 산림분야탄소중립 전략을 수정했다. 변경된 주요 내용은 ‘30억 그루 나무심기’ 목표를 ‘산림의 순환경영과 보전·복원’으로 변경했다 나무를 심고, 가꾸고, 수확해 목재로 활용하는 과정에 있어 연계·순환을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산림의 이용과 경제·환경·사회적 가치를 다양하게 고려하도록 했다.

특히 당초안 발표에선 벌채와 조림에 집중된 목표가 목재품 이용의 촉진과 자급률 제고까지 확대되고 이에 대한 민관의 이해와 합의가 있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리의 산림이 성숙해지고 커가는 만큼 산림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도 성숙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는 당연한 산림이 국민 모두가 아는 당연한 산림으로 가야 할 것이다.

박진우 강원대학교 산림경영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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