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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에 뿔난 중국…디올 “비판 나오자마자 삭제” 사과

중앙일보

입력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이 전시회에 걸었다가 중국 여론의 비판을 받고 삭제한 첸만의 사진. [웨이보 캡쳐]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이 전시회에 걸었다가 중국 여론의 비판을 받고 삭제한 첸만의 사진. [웨이보 캡쳐]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 ‘디올(Dior)’이 중국 여성을 비하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게 한 사진에 대해 사과했다.

2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디올은 전날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인터넷에서 비판이 나오자마자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며 사과했다.

디올은 “우리는 여론을 높이 평가하고, 중국인들의 감정을 존중한다”며 “중국의 법과 규정을 엄격하게 따르며 모든 전시 작품 평가에 대한 관련 부문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올이 사과한 해당 사진은 지난 12일 상하이의 웨스트 번드 아트센터에서 열린 ‘레이디 디올’ 전시회에서 공개한 작품이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스모키 눈 화장을 짙게 하고, 청나라 전통 의상을 입은 아시아계 모델이 디올의 명품백을 들며 카메라를 강렬하게 쳐다보고 있는 사진이다.

작품이 공개되자 중국 관영 매체들은 반발했다. 중국여성신문은 “중국 문화를 왜곡하고, 중국 여성을 못생겨 보이도록 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관영 베이징 데일리도 “이게 디올의 눈에 비친 아시아 여성의 모습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SNS 등에서도 디올과 사진작가를 향한 비난의 글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디올은 결국 사진을 전시회에서 치우고, 삭제 조치했다.

중국의 유명 사진작가 첸만. [웨이보 캡쳐]

중국의 유명 사진작가 첸만. [웨이보 캡쳐]

이 사진은 중국의 유명 사진작가 첸만(陳漫)의 작품이다. 첸만은 보그, 엘르, 코스모폴리탄 등 세계 유명 패션 잡지의 표지를 찍었다. 그 또한 “미숙하고, 무지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첸만은 “나는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중국인으로, 조국을 깊이 사랑한다”며 “예술가로서 중국의 문화를 전달·기록하고, 작품을 통해 중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줘야 하는 의무를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의 역사를 더 많이 읽고, 더 많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내 비난 여론이 많지만, 중국 사회의 좁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SCMP는 해당 소식을 전하면서 “일각에서는 중국의 주류 미적 기준이 지나치게 협소하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9년 ‘돌체앤가바나’는 젓가락으로 피자를 먹는 광고를 내보냈다가 “중국 문화를 조롱했다”는 비난을 받고, 광고를 철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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