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신호등 연정’ 협상 타결…'포스트 메르켈' 정부 출범 임박

중앙일보

입력 2021.11.24 18:38

업데이트 2021.11.25 01:54

16년 만에 정권 교체하는 독일이 장관 인선안을 포함한 연립정부(연정) 구성안을 공식 발표했다. 24일(현지시간) 사회민주당(빨강), 자유민주당(노랑), 녹색당(초록)은 새 연정 구성을 위한 이른바 ‘신호등 연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새 연정은 석탄화력발전소를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데도 합의했다. 3개 정당 구성원들은 향후 10일 이내에 해당 합의를 승인할 전망이다.

지난 9월 독일 총선에서 1.6%포인트 차이로 신승한 사회민주당(SPD) 총리 후보 올라프 숄츠가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며 화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9월 독일 총선에서 1.6%포인트 차이로 신승한 사회민주당(SPD) 총리 후보 올라프 숄츠가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며 화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새 연정 구성안에 따르면 신임 총리에는 독일 사회민주당(SPD)의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가 오른다. 숄츠 총리 내정자는 이날 합의안을 발표하며 “총리로서 나의 야망은 모두가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신호등 연정이 획기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안나레나 베어보크 녹색당 공동대표는 외무장관에,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유민주당(FDP) 대표는 재무장관을 맡을 예정이다. 예상대로라면 베어보크 공동대표는 독일의 첫 여성 외무 장관 자리를, 린드너 대표는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의 재무를 맡게 된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연정 협상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노동‧보건‧개발 관련 장관직은 사민당이, 경제‧기후‧에너지 전환 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직을 포함해 농업 관련 부문은 녹색당, 국방과 법무‧교육부는 자민당이 각각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경제부의 핵심 정책인 친환경 정책을 별도로 전담할 기후부도 신설한다. 지난 총선 때 기후장관직을 신설하겠다고 한 녹색당의 공약이 반영된 결과다.

폴커 비싱 자유민주당 사무총장이 9월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한 사진. (왼쪽부터)폴커 비싱 자유민주당 사무총장, 안나레나 배어복 녹색당 공동대표,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유민주당 대표, 로베르트 하벡 녹색당 공동대표. 22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비싱 사무총장은 신임 정부의 법무장관에 오를 예정이다. [폴커 비싱 인스타그램 캡처]

폴커 비싱 자유민주당 사무총장이 9월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한 사진. (왼쪽부터)폴커 비싱 자유민주당 사무총장, 안나레나 배어복 녹색당 공동대표,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유민주당 대표, 로베르트 하벡 녹색당 공동대표. 22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비싱 사무총장은 신임 정부의 법무장관에 오를 예정이다. [폴커 비싱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지난 9월 독일 총선에서 승리한 사민당은 이달 말까지 3당간 연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 6일에는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가 신임 총리에 취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총선 승리 이후 두 달 만에 정부 구성 협상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3개 정당은 300여 명의 소속 정치인을 22개 실무그룹으로 나눠 새 정부 구성과 독일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세밀하게 협상을 벌여왔다.

독일은 선거에서 이긴 정당이 곧바로 집권당이 될 수 없고, 다른 정당과 손을 잡고 의석 과반을 획득해야 내각을 구성할 수 있다. 통상 입장이 다른 정당과 연정 합의안을 도출하기까지 난항을 겪는다. 지난 2017∼2018년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시민당이 대연정에 합의하기까지는 171일이 걸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위기를 부른 바 있다. 외신은 3개 당의 신호등 연정 합의가 두 달 만에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2017년 11월 베를린에서 열린 집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회의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당시 메르켈 총리는 자유민주당(FDP)·녹색당과 연정 협상 결렬로 12년 재임 중 최대 위기를 맞았다. [로이터=연합뉴스]

2017년 11월 베를린에서 열린 집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회의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당시 메르켈 총리는 자유민주당(FDP)·녹색당과 연정 협상 결렬로 12년 재임 중 최대 위기를 맞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총선에 이어 연정 합의 과정에서도 친환경 정책이 주요 화두였다. 지난 1983년 탈핵을 내세우며 의회로 진출한 이후 지난 총선에서 최다 득표율(14.8%)을 보인 녹색당은 기후 관련 협상에서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독일 연방의회 선거 득표율·의석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독일 연방의회 선거 득표율·의석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날 로이터는 “출범을 앞둔 독일 연정이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석탄 화력발전소를 폐지하고, 가스 화력발전소도 2040년까지 폐지키로 합의했다”며 “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제안대로 내연 기관 차량의 판매를 2035년까지 중단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2030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소 단계적 폐지는 기존 독일 정부의 목표보다 진전된 내용이다. 현 정부는 석탄 화력발전 폐지시기를 2038년으로 정했었다. 또 이달 초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최종 채택된 '글래스고 협약'보다도 진일보했다. COP 합의문에는 구체적인 석탄 화력발전 폐지 시기가 빠졌고 용어도 '단계적 폐지'가 아닌 '단계적 감축'으로 완화돼 논란이 일었다.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기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제안대로 2035년까지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녹색당은 판매 금지 시기를 더 앞당길 것을 원했다가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진다.

독일 녹색당 총선 득표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독일 녹색당 총선 득표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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