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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본인이 대선 후보? 왜 먼저 나서나” 크로커다일 일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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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걸 또 보셨네요. 민주당원입니다. 권리당원.”

[보이스] 유튜버 크로커다일

유튜버 ‘크로커다일’(본명 최일환·37)은 “과거 민주당 지지했다는 이야기가 맞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약 10년 전부터 좌·우 안 가리고 정부·여당 비판을 해왔는데, 민주당 집권 후엔 여당 욕을 하면 전에 없던 비난과 공격이 들어와 입당했다”고 했다. “나도 권리 당원인데 나한테 그런 소리 하냐”라고 맞대응하기 위해서란다. 그는 아직 당원이다. 정확히 말하면 탈당을 ‘못’했다. “탈당원을 팩스(FAX)로 받는데, 팩스 기계가 없어 아직 당비를 내는 중”이라며 “요즘 세상에 팩스가 어디 있느냐”라고 했다.

헤비메탈 로커이자 유튜버 크로커다일(37)이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헤비메탈 로커이자 유튜버 크로커다일(37)이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허리까지 오는 생머리에 체인을 휘감은 가죽 잠바를 걸치고 인터뷰에 나선 헤비메탈 로커이자 유튜버 크로커다일, 그는 원래 공학도였다. 공대를 나와 “하수구에 물 빨려 들어가듯” 삼성 엔지니어링에 떠밀려 입사한 그는 결국 음악을 하고 싶어서 5년 만에 사표를 썼다. 코로나19로 음악계 상황이 힘들어지자 지난해 ‘남자훈련소’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사회 이슈, 남녀 문제, 음악 등 여러 주제에 관해 속 시원한 입담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야당 경선 과정에서 그는 원희룡 전 지사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시켜 원 전 지사를 ‘대장동 1타 강사’로 만들었다. 영상 인기에 힘입어 원 전 지사는 2차 컷오프를 통과했다. “소수 인원으로 승리할 최적의 전장으로 유튜브를 골랐다”는 그를 두곤 ‘사상 초유의 유튜버 경선 개입(?)’이란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스스로 ‘중도 유튜버’라 말하는 그를 두고 ‘사이버 렉카’(이슈만 생기면 달려들어 자극적인 내용으로 조회 수를 올리는 유튜버)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그는 “구독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하는 ‘렉카’들과 다르며, 구독자를 위한 사탕발림은 안 한다”고 했다. “채널 구독자 수는 영상마다 수천수만씩 오르내린다”고 했다.

경선에서 디지털 전략을 세워 본 그는 “대선 후보들의 MZ세대 공략에 문제가 많다”며 “MZ세대 대변인을 자처하는 이준석 당 대표 행보 역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대장동 1타 강사’ 흥행, 원희룡 염려하기도

‘대장동 1타 강사’는 어떻게 기획했나.
처음엔 다른 후보들도 불러서 이야기하려 했다. 근데 아무도 안 왔다. 원희룡 전 지사만 왔고 함께 했다. 강의 형식 콘텐트를 구상하던 중 우리가 “직접 강의를 해달라”고 제안했다. 처음엔 어색해했지만 원 전 지사도 막상 시작하니 능숙하게 강의했다. 
원희룡 전 지사는 '크로커다일 남자훈련소'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대장동 1타 강사'라는 평판을 얻으며 대선 경선 2차 컷오프를 통과했다.

원희룡 전 지사는 '크로커다일 남자훈련소'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대장동 1타 강사'라는 평판을 얻으며 대선 경선 2차 컷오프를 통과했다.

다른 기획도 있었나.
원희룡 ‘맞춤형’ 기획이 몇 개 더 있었다. 경선 토론회 일정이 빡빡해 준비한 걸 20%밖에 못 썼다. 우리가 브랜드 컨설팅이나 마케팅, 영상 기획·제작을 주로 하는데, 그 기술을 선거에서 썼다. 
본인 채널인데, 앞에 나서진 않던데.
참모는 뒤에 숨는 게 정상이다. 참모가 나서면 후보에 초점이 안 맞고 방해된다. (원희룡) 후보가 함께 인터뷰 나가자고 불러도 안 갔다. 참모는 원래 그렇게 하는 게 맞다.
흥행 후 원 전 지사 반응은.
좋아했다. 그런데 ‘1타 강사’ 이미지가 굳어질까 경계했다. 이런 리스크를 상쇄할 기획도 했지만, 일정상 다 못했다. 아쉽다. 

“MZ세대? 이재명·윤석열이 뭘 해도 싫어한다”

20·30세대는“이재명, 윤석열 후보 모두 비호감”이라고들 한다.
20·30세대라 하면 20~40살이다. 20년을 한꺼번에 묶는 건 말이 안 된다. 20대와 30대는 완전히 다르다. 20대 초반과 후반은 또 다르다. 두 후보는 확실히 20대들에게 인기가 없다. 윤석열 후보는 어떻게 지지율이 높은지 잘 모르겠다. 잘한 걸 찾고 싶은데, 기억나는 게 없다. 요즘 선대위 구성되는 상황 보면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과 안 어울린다. 도덕적 흠결만 놓고 보면 민주당에 이재명 같은 대선 후보는 없었다.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는 2030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는 2030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MZ세대 공략에 총력전이다. ‘민지(MZ) 어딨니’, ‘마자(MZ)요’ 캠페인도 했다. 
(윤석열 후보는) MZ세대를 왜 ‘민지’라고 했을까. 20대가 그런 걸 보고 좋아할 거라 생각한 자체가 난센스다. 또 ‘난닝구’ 사진을 SNS에 올리는 이런 전략이 위험하단 걸 알까. 모르는 거 같다. 반면 이재명 후보의 ‘마자(MZ)요’ 영상은 패러디가 돼서 그렇지, 캐릭터 단점을 재미로 활용한 점은 개인적으로 좋았다. 두 후보 모두 MZ세대 타깃 정책 설계가 정밀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MZ세대’라며 20년 기간을 퉁친 채 감성에 호소하지 말고 청년·대학생·사회 초년생에게 맞는 정책을 이성적으로 설계했으면 한다. 안 그러면 비웃음만 산다.
최근 ‘이대남(20대 남성)’ 구애에 혈안이다.
20대 표는 다른 연령대만큼 중요할 뿐이다. 진정성 없이 그들을 특별한 존재로 보는 정치인들 잘못이다. 20대도 이런 상황을 지혜롭게 볼 줄 안다. ‘이대남’ 쫒다가 ‘이대녀’(20대 여성)도 달래준다. 일관된 철학 없는 얄팍한 표 계산이다. 다들 하던 대로 했으면 좋겠다. “남녀 모두를 위한 맞춤형 정책을 펴고 싶다”라고 하면 되지 않나. 얄팍한 구애 때문인지, 정치에 대한 20대의 관심이 커졌는데 20대는 자기 자신에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란 때 아닌가. 기성 정치에 과몰입하게 한 건 역설적으로 불행한 사회다.
지난달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030 생활체육인 여성들과 함께 ‘넷볼’ 경기를 펼쳤다.

지난달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030 생활체육인 여성들과 함께 ‘넷볼’ 경기를 펼쳤다.

“남녀 갈라치기, 덕 보는 건 정치인들뿐”

‘남녀 갈등’도 20대의 정치 과몰입 키워냈다.
나눠 먹을 게 줄어드니 싸운다. 20대 남녀의 경쟁 기간이 과거보다 길어졌다. 앞으로 더 길어질 거 같으니 단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전쟁터 같은 세상이 됐다. 젠더 갈등 원인을 찾으라면 저성장과 정치인들이 이유다.
정치인들이 남녀갈등을 키웠다고 보나.
정치권이 페미·반(反) 페미 갈등을 끌어들인 건 굉장히 악랄한 계략이다. 이걸로 표 장사하고, 갈라치기해서 분열을 키우면 정치인들이 무조건 이득이다. 민주당은 이런 전략으로 오래전부터 여성 표를 다 먹었다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이 재를 뿌려서 더는 못 먹는다. 국민의힘은 이걸 주워 올 능력 자체가 없고.

나한테만 좋으면 한다? 이준석의 자기 정치

‘비단 주머니’ 꺼낸 이준석, 20·30세대 끌어들이겠다는데.
이준석이 대선 후보인가. 선대위 정비도 안 끝났는데 왜 먼저 나서나. 의도가 불순하다. 후보가 뽑혔으면 후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둬야 한다. 그걸 못 참고 웹드라마 찍고 주인공으로 나선다. 경선 과정에서 본인 역할이 미진해서 어떤 식으로든 자기 자리 찾으려 몸부림치는 거라고 본다. ‘대선에서 이기든, 지든 내 자리만 확보하면 그만’이란 뉘앙스다.
지난 14일 국민의힘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웹드라마를 공개했다. 이준석 당대표가 주인공으로 열연했다.

지난 14일 국민의힘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웹드라마를 공개했다. 이준석 당대표가 주인공으로 열연했다.

얼마 전 이준석 대표는 ‘20대 탈당 러시’ 성토했다.
당 대표라면 말하면 안 되는 정보다. 근데 그게 자기에게 이득이 되니 말해버린다. 20대가 다 빠져나갔어도 “별로 안 빠졌다”고 해야 맞지 않나. 이준석은 “너도 좋고 나도 좋아야 한다”는 식이다. 이게 ‘윈-윈’이라도 되면 모르겠는데, ‘당에 안 좋고, 나한테만 좋은 것’도 그냥 해 버린다. ‘이대남 탈당 러시’도 그렇다. ‘20·30세대 대변자인 나만이 혼란한 정국을 바로 잡을 수 있다’며 자기 정치를 한 셈이다.
20·30표 끌어온 이준석 ‘지분’ 인정해야 하지 않나.
지분을 인정받고 싶으면 내전을 일으키면 안 되지. ‘대승적으로 우리 후보 밀어주자’며 20·30세대 설득해서 당 승리를 이끌어간다면 지분 요구할 수 있는데, 지금 다 잃고 있다.
지금까지도 당대표 ‘패싱’ 논란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개인적으론 윤석열 후보를 경선에서 떨어뜨리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당 안에서 대선 후보를 내는 게 맞긴 한데, 경선에서 당 소속 후보들이 졌으면 병력 소모 막고 원팀을 만드는 게 당대표 아닌가. 최근엔 장혜영 의원이 꺼낸 '여경 논란'에 반 페미를 끌고 와서 이슈파이팅에 나섰다. 윤석열 캠프에 해가 된다. 운신의 폭을 좁히는 일이다. 선대위 구성 난항 겪는데, 김종인 전 위원장에 편승해 자기 자리만 찾으려 한다. 결국 '이대남'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후보에게 '으름장' 놓는 일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 문제 등 선대위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 문제 등 선대위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원희룡 종로 출마, “이겨도 손해, 져도 손해”

Q. 원희룡 종로 출마? 이준석 권유도 있었다.
종로 출마는 완벽한 오보다. (원 전 지사는) 윤석열 후보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몰아주기 위해 앞에 안 나서는 상황인데, 출마를 선언한다니. 말도 안 된다. 이준석 입장에선 원 전 지사가 종로에 출마해 죽길 바라겠지. 당선돼도 얻는 게 없다. 본인(이준석)이 여론조사 1등 했는데 왜 출마 안 하나. 이 대표도 누군가 물어봐서 ‘어쩔 수 없이 그냥 한 얘기’라고 했는데, 정상적이라면 ‘그런 이야기 할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게 맞다. 경선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종로 출마 선언하면 국민이 납득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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