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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이하 코로나 첫 사망은 26주차 태아···산모 확진후 사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4일 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9세 이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는 임신 26주차의 태아로 드러났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24일 오후 기자 설명회에서 “10대 이하 사망자 1명은 태아가 사망한 사산 사례”라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방대본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자료를 통해 0~9세 코로나19 사망 사례가 1건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30대 산모 A씨는 지난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예방접종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확진 이후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임신 26주차인 22일 조기 분만했다. 태아는 출생 당시 숨진 상태였다.

고 팀장은 “산모가 확진된 후 조기 출산하면서 태아의 사망이 확인된 사례”라며 “사산 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숨진 태아가 확진 산모에게서 수직감염(모체로부터 직접 감염)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태아 사산에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현재까지 알고 있는 것은 사산된 태아에서 코로나19 양성이 확인됐다는 사실”이라며 “아직 코로나의 영향력이 얼마인지는 측정이 쉽지 않다. 관련 자료와 전문가 평가가 종합돼야 한다. 드문 사례라 평가는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고 답했다. 산모 확진 이후 태아가 사망하는 사례는 국내에선 처음이나 해외에선 다수 보고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9일 지난해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미국 내 120만 여명의 산모를 조사한 결과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사산 위험이 일반 임신부보다 2~4배 높아진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산모의 사산율은 1.26%로, 비감염 산모의 0.64%보다 1.9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지난 여름 이후 미국 내 델타 변이가 번지면서 감염 임신부의 사산율이 은 2.7%까지 뛰었다고 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신부가 코로나19 감염되면 조산, 사산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에서도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것”이라며 “임신부는 면역력이 떨어져있는 상황이라 코로나19 고위험군이며, 사산 위험은 임신부의 중증도나 증상에 비례해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이번 사례의 경우 태아가 실제 산모에게서 감염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에서 수직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됐으나 매우 드물다”라며 “사망한 태아의 혈액이나 폐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라면 수직감염이 확실하지만, 코나 목구멍에서 확인한 것이라면 수직감염이 아닐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준 0~9세, 10~19세 위중증 환자가 각 1명 중증환자 전담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사람은 현재 코로나19 중증전담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방대본은 “9세 이하 위중증 환자의 경우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10대 위중증 환자는 접종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미접종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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