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로 영업 가는 최연소 회장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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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대학교로 영업 갑시다."
대한세팍타크로협회 오주영(35) 회장은 '영업맨'이다. 취임 이후 공약인 대학팀 창단을 위해 발로 뛰었기 때문이다.

오 회장은 지난 1월 실시된 제11대 회장선거에서 67%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역대 대한체육회 가맹단체 수장 중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동남아시아에서 인기종목인 세팍타크로는 국내에선 비인기 종목이다.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라 비인기 종목 중에서도 찬밥 신세다. 최근 만난 오주영 회장은 "저변 확대가 첫 번째 목표"라고 했다.

오 회장이 생각하는 저변은 조금 다르다. 학생 선수들의 길을 넓히고, 지도자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첫 번째 목표가 2023년까지 남자 대학부 팀(현재 6개)을 8개까지 늘려 전국체전에서 실업팀과 분리 개최하는 것이었다.

오주영 회장은 "인기 종목 팀도 없어지는 상황이지만 의외로 경기단체장이 교수님들을 만나 창단을 권유하는 사례는 없다"며 "실무진들에게 영업하러 가자고 했다. 틈새시장을 공략해 학교 관계자들을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광주 송원대가 창단했고, 중부대도 창단 논의를 진행중이다. 내년과 2023년에도 2개 이상의 학교가 세팍타크로부를 만들 예정이다. 여대부도 내년에 2개 학교가 창단을 고려하고 있다.

오 회장은 "현장 지도자들이 가장 원했던 게 대학팀 창단이었다. 세팍타크로는 고교팀(20개)과 실업팀(16개) 숫자가 비슷해 취업률은 거의 100%다. 하지만 대학에선 좀 더 많은 것을 배울수 있다. 머리와 다리는 있는데 몸통이 없는 꼴이었다. 팀이 늘어나면 젊은 지도자들도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젊은 회장이 부임하면서 세팍타크로협회에선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일각에선 부정적이고, 너무 혁신적이라고 우려했지만 오 회장은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청소년 대표팀과 상비군을 신설했고, 팀닥터와 트레이너도 선임했다. 다른 종목에선 당연한 제도지만 세팍타크로협회에선 없었던 일이다. 후원사도 유치했고, 업무추진비도 없앴다.

오 회장은 "1년 협회 예산이 15억원 정도인데, 충분히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업들이다. 자생력이 부족한 종목의 롤모델이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그는 "협회 내부에서 제도와 관행이 그대로라는 목소리가 30년 동안 이어졌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아주 작은 변화에도 좋은 반응이 있는 것 같다. 임기 4년간 목표는 '변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더제우스란 이벤트 및 대행 업체를 운영중인 오주영 회장은 2017년 대전 세팍타크로협회장이 되면서 세팍타크로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뭔가 사회에 기여하고 싶었는데, 당시 대전협회가 관리단체였다. 돈만 내고 회장 대우를 받는 형식적인 게 아니라 내가 실제로 뭔가를 할 수 있을 거 같아 회장직을 맡게 됐다"고 했다.

오 회장은 젊다는 것 외에도 이색 경력이 많다. 대전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태권도·합기도·용무도·유도 등 무술 유단자다. 2017년부터는 한밭국악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운동하는 걸 좋아했고, 어머니가 인간문화재시다. 사실 고등학교 때 50명 중 48등할 정도로 공부를 안 했지만 내가 환경을 바꾸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총학생회장도 두 번이나 했다. 학교에 반발해 제적도 당했는데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얻었다"고 웃었다.

세팍타크로에게 가장 중요한 대회는 역시 아시안게임이다. 종주국인 태국이 압도적인 강세지만 한국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금메달 1개, 은메달 6개, 동메달 7개을 따낸 저력이 있다. 오 회장은 "세팍타크로는 한 나라가 전종목에 출전할 수 없다.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낼 수 있도록 협회가 전략적으로 잘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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