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오징어도 아프다…英 "산 채로 삶지마" 복지법 만든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11.24 01:44

업데이트 2021.11.24 02:26

산오징어. [중앙포토]

산오징어. [중앙포토]

영국에서 문어와 오징어, 바닷가재, 게 등이 고통을 느끼는 동물인 만큼 동물복지법에 따라 보호될 예정이라고 미국 CNN·NBC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동물복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바닷가재, 새우 등 십각류와 문어, 오징어 등 두족류는 고통을 느끼는 지각 있는 동물이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들도 새로운 동물복지법안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영국에서는 살아있는 문어, 오징어, 바닷가재, 게 등을 끓는 물에 넣어 삶거나 산 채로 배송하는 것 등이 전면 금지된다. 어류도 고통을 느끼니 살아 있는 상태로 요리하지 말라는 거다.

정부 발주를 받아 이번 연구를 진행한 런던정치경제대학(LSE) 연구팀은 십각류와 두족류가 지각 있는 존재인지 확인하기 위해 통각 수용체의 존재 여부, 통각 수용체와 뇌 특정 부위가 연결되어 있는지 여부, 마취제에 반응하는지 여부 등 여덟 가지 조건을 살펴봤다. 그 결과 십각류와 두족류도 외상을 겪으면 ‘상당한’ 고통을 느끼는 지각 있는 동물이라는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문어, 오징어, 바닷가재, 게 등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전기 충격으로 통각 신경을 마비시킨 뒤 삶는 것을 권고했다.

이번 개정은 실질적인 동물권 개선의 초석이 되며, 추후 개정된 법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정책 시행을 위한 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이번 개정이 어업이나 요식업 등 실생활에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보긴 어렵지만 향후 영국 동물권에 긍정적인 영향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이미 동물 복지를 고려한 ‘인도적 살생’이 법제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2018년 스위스를 시작으로 노르웨이,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이미 갑각류를 고통을 느낄 줄 아는 동물로 분류하고 이를 살아있는 채로 끓는 물에 삶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에서는 어류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졸음을 유도한 뒤 전기 충격을 가한 뒤 절단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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