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노트북을 열며

대장동 수사에서 ‘그분’ 지운 검찰

중앙일보

입력 2021.11.2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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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정효식 기자 중앙일보 사회1팀장
정효식 사회1팀장

정효식 사회1팀장

서울중앙지검(이정수 지검장)의 22일 성남시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놓고 뒷말이 많다. 검찰은 유동규(52)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기소한 데 이어 이날 김만배·남욱·정영학 등을 기소하며 특혜 수사는 사실상 일단락지었다. 이들의 공소장을 보면 예정된 결론에 짜맞춘 부실·축소 수사란 평가를 받는다. 지난 9월 27일 소위 정영학 녹취록을 제보받아 검사만 26명을 투입해 56일을 수사한 결과로 보기엔 이해하기 힘든 대목 투성이다.

첫 번째, 배임액수가 20여일간 추가 수사에도 ‘651억원+α’ 그대로다. “배당이익 651억5000만원 및 5개 블록 아파트 시행이익에 따른 액수 불상의 재산상 이익의 손해를 공사에 끼쳤다”고 기재해 지난 1일 유동규 전 본부장의 공소장을 거의 ‘복붙’해서 갖다 붙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검찰은 전날 “공사 손해 시행이익을 현재까지 4개 블록 시행이익 2352억원의 절반인 1176억원으로 산정했지만 올해 10월 말 분양이 완료된 1개 블록의 시행이익이 특정되지 않아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회룡기자

김회룡기자

지난해 말 기준 대장동 개발 배당이익만 5900억원, 화천대유 자체 시행이익이 2352억원에 이른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배임액을 공사 지분율(50%)로만 따지면 택지매각이익+시행이익의 절반에서 공사가 배당받은 1830억원을 뺀 약 2300억원인데 ‘651억원+α’는 축소 기소가 아니냐는 게 비판의 요지다. 경실련이 지난달 추산한 전체 택지개발이익 7243억원+화천대유 총 시행이익 4531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배임액은 4000억원을 넘는다.

두 번째, 유동규 때에 이어 김만배·남욱·정영학의 공소장에서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최종 인허가·결재권자였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이름이 또 빠졌다. 대신 “성남시가 2012년 6월 대장동 개발과 성남시 1공단 공원화 사업을 결합하는 결합개발방식을 발표하고, 2013년 9월 공사를 설립해 개발사업을 진행하도록 하고, 2014년 12월 성남 대장동·1공단 결합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민관합동 개발방식을 채택했다”며 성남시 주도 사업이었음을 경과 설명으로 넣었다.

대장동은 성남시장 몰래 공사 본부장과 몇몇 업자가 결탁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었다. 재임 중 최대 공약 사업이었고 경기도지사를 출마할 때도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 사업’으로 치적이라고 홍보한 사업이다. 그런데도 검찰이 대장동 수사에서 ‘그분’의 이름을 지운 이유가 무엇인지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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