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없는 사장 출근 못해” 임명 강행에 노조·시의회 뿔났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24 00:03

업데이트 2021.11.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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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면

부산도시공사 노조가 지난 18일 김용학 신임 사장의 출근을 막고 있다. [사진 부산도시공사]

부산도시공사 노조가 지난 18일 김용학 신임 사장의 출근을 막고 있다. [사진 부산도시공사]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도시공사와 부산교통공사 사장을 임명했지만, 부산시의회와 두 공사 노조가 반발하면서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인사 검증에서 부적격 의견을 낸 부산시의회 인사검증특별위원회(이하 특위)와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두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김용학 부산도시공사 사장과 한문희 부산교통공사 사장 출근 저지 농성을 이어나갔다. 이어 24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시청 앞에서 부적격 인사를 임명한 박형준 부산시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부산교통공사 소속 조연식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정책부장은 “노동탄압, 골프 접대 전력이 있는 한 사장을 노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부적격 사장을 임명한 박 시장은 더는 시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보고 시장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도시공사 노조는 지난 19일 오전 8시 출근 저지 농성을 하다 김 사장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김 사장에게 ‘직원 확충’ 등 요구사항을 제안했다. 조준우 부산도시공사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직원 40명을 충원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김 사장이 부산시와의 협상을 통해 이를 관철하면 노조는 김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위원장은 “부산시는 전향적인 자세로 노조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부산도시공사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위와 갈등도 여전하다. 특위는 지난 8일 두 사장이 ‘부적격하다’는 의견을 시에 전달했다. 지난 22일 열린 부산시의회 제300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부산시의회는 ‘협치 파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신상해 시의회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박 시장은 지난 17일 시의회 의장단과 면담을 끝내고 불과 1시간여 만에 마치 준비한 듯 언론을 통해 기관장 임명 강행 의사를 공식화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협치의 끈을 놓지 않으려 했던 의장단의 노력이 무위로 끝나 버린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숨길 수 없다”고 말했다.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성명서를 내고 “박 시장은 시민 대의기관인 의회 권한을 무시하고 협력을 중단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산하기관장 임명권은 시장 고유 권한인데 특위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맞서면서 의회 내부 갈등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윤지영(비례대표) 의원은 “김 사장과 한 사장 모두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7대 인사 원칙에 해당하거나 도덕적 흠결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시의회 인사검증을 무시하거나 고려하지 않는 게 아니라 충분히 통과될 수 있도록 사전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박 시장 면담을 요청한 두 노조 대표를 23일 오후 3시에 만나 갈등 봉합에 나선다. 이날 이 자리에는 이성권 정무특보와 전진영 정무기획보좌관이 참석한다. 전 보좌관은 “시장 면담 전에 노조가 원하는 요구 사항과 입장을 듣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후 시장에게 상황을 보고한 뒤 시장과의 면담을 진행해 노조와 합의점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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