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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대선, 극우 포퓰리스트가 1위로 결선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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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중남미 국가 칠레의 대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성향의 포퓰리스트로 평가받는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55·사진) 후보가 득표율 1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우파 후보들의 선전에 칠레 금융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칠레 대선은 좌우 대결로 좁혀지게 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전날 치른 칠레 대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성향의 카스트와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의 좌파 정치인 가브리엘 보리치(35)가 각각 1, 2위에 올라 다음 달 19일 열리는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카스트는 27.91%, 보리치는 25.83%를 각각 득표했다. 칠레 선거법상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최다 득표자 2명을 놓고 결선투표를 치른다.

카스트 후보는 1973년 쿠데타로 집권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15~2006, 74~90년 대통령) 군사독재 정권을 지지한 경력이 있는 극우 성향의 후보다. 이민·동성애·낙태에 반대하고, 세금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카스트는 21일 밤(현지시간) 지지자들에게 “결선 투표는 공산주의와 자유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가 달린 투표”라고 주장했다. 그는 보리치 후보를 “공산당의 꼭두각시”라고 공격하며 “우리는 (좌파가 득세한) 베네수엘라와 쿠바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30대인 보리치 후보는 “민주주의와 포용, 정의를 위해 싸운다”며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우리의 임무는 더 공정한 나라로 가는 최선의 길을 제시하고 설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치 후보가 당선된다면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좌·우파 세력의 전면 대결 구도로 진행되는 이번 대선은 애초 좌파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1차 대선 투표 결과 우파 후보들의 합산 득표율이 53.8%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1위에 오른 카스트 외에도 미국에 거주하는 칠레 출신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랑코 파리시가 3위에 올랐다.  중도우파연합의 세바스티안 시첼은 4위에 올랐다. FT는 “수백만 명의 칠레인이 좌파에 압도적 지지를 보였던 제헌의회 선거 결과가 대선에서 극적으로 반전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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