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로 살다 가겠다” 다발성 골수종 적극치료 거부, 화장실서 쓰러진 채 발견

중앙일보

입력 2021.11.24 00:02

업데이트 2021.11.24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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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병을 앓아 온 전두환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8시40분쯤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심폐 정지가 온 것으로 추정된다.

부인 이순자 여사의 연락으로 3분 뒤 자택에 도착한 경호대는 119에 신고한 뒤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하지만 오전 8시51분 도착한 119 구급대가 전 전 대통령의 심정지 상태를 확인했다. 이날 오전 신촌세브란스병원 의료진(가정방문 간호사)이 정기 방문 목적으로 자택을 찾아 채혈하려 했으나 이미 의식이 없었다고 한다.

전 전 대통령은 그동안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과 체내 칼슘 수치가 상승하는 고칼슘혈증 등을 앓아 왔다. 지난 8월 중순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았을 때 그는 “살 만큼 살았다”며 입원 등 적극적인 치료를 거부한 뒤 자택에서 알약 형태의 항암제를 먹어 왔다. 고칼슘혈증약도 복용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약물치료 후 병세가 꽤 호전돼 적극적 치료를 권유했지만 거부했다”며 “그때 ‘이제 힘들겠구나’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 주어진 명대로 살다가 간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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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성 골수종은 골수에서 항체를 생산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인 형질세포(Plasma Cell)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 질환이다. 뼈를 파고드는 것이 특징이며 면역 장애, 조혈 장애, 신장 장애를 일으킨다. 2018년 기준 ‘5년 상대 생존율’이 46.6%로 높은 편이 아니다.

전 전 대통령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몸무게가 많이 빠졌다. 지난 8월 초 광주지법 재판 때는 시작 후 20분 만에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당시 거주지조차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던 전 전 대통령은 재판 시작 후 10여 분도 지나지 않아 눈을 깜빡거리는 등 집중하지 못하더니 고개를 꾸벅거리며 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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