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기업 자문 받아 화학소재 국산화 성공…매출 2.5배 성장

중앙일보

입력

허창수 전경련 회장(왼쪽)이 23일 경기도 안산의 인쇄회로기판(PCB)과 반도체 패키지 공정 화학소재 생산 전문기업인 ㈜오알켐의 이재현 대표와 PCB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전경련]

허창수 전경련 회장(왼쪽)이 23일 경기도 안산의 인쇄회로기판(PCB)과 반도체 패키지 공정 화학소재 생산 전문기업인 ㈜오알켐의 이재현 대표와 PCB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전경련]

옅은 눈발이 조금씩 흩날리던 23일 오후,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오알켐에 서울에서 온 반가운 손님들이 도착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비롯한 전경련 경영 자문단 위원들이다. 이재현 ㈜오알켐 대표는 인쇄회로기판(PCB) 관련 약품 생산과정을 선보이기 위해 이들을 공장으로 안내했다.

전경련 도움으로 화학소재 국산화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은 오알켐은 인쇄회로기판(PCB)과 반도체 관련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지난 2000년 사내 연구소를 설립하고, 전 직원의 40%를 연구·개발 인력으로 채운 끝에 PCB 공정에 필요한 수평화학동도금 약품을 자체 개발했다. 외국산 약품이 시장의 89%를 차지하던 상황에서 국산 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이를 판매로 연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제품을 생산하고 신뢰성 검증을 거쳐 양산에 성공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때 이 회사에 도움을 준 곳이 전경련 경영 자문단이다. 2013년 참가한 ‘전경련 경영닥터제’를 통해 LG그룹 출신 남기재 전경련 자문위원의 조언을 받게 됐고, LG이노텍과 연결됐다. LG이노텍은 오알켐에 청주·오산·구미공장의 생산라인과 부자재를 제공했다. 연구·개발(R&D) 인력과 품질 전문가를 지원해 제품 신뢰성 검증을 위한 전 단계를 도왔다.

LG이노텍 지원받아 양산 성공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23일 경기도 안산의 인쇄회로기판(PCB)과 반도체 패키지 공정 화학소재 생산 전문기업인 ㈜오알켐을 방문해 연구소와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전경련]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23일 경기도 안산의 인쇄회로기판(PCB)과 반도체 패키지 공정 화학소재 생산 전문기업인 ㈜오알켐을 방문해 연구소와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전경련]

결국 오알켐은 수평화학동도금 약품 양산에 성공했다. LG이노텍은 기존에 사용하던 독일산 약품을 오알켐의 제품으로 대체하며 이 회사를 도왔다.

이재현 오알켐 대표는 “최근 웨어러블 기기 등 전기·전자제품이 인기를 끌어 당시 개발한 약품의 시장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전경련 경영닥터제를 통해 LG이노텍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 개발에 성공한 약품이 실험실에서 폐기되고 회사는 경쟁사에 밀려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혁신 자문 한차례 더 받아

오알켐은 당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에도 전경련에 도움을 요청했다. 회사의 매출과 주문량은 늘었지만 생산 계획이 불명확하고, 생산물량 변동에 따른 인력 배치가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 아래 이 대표는 전경련 경영닥터제의 문을 두드렸다. 이번에는 삼성전기 출신 김영덕 자문위원과 삼성코닝 출신 정혁재 자문위원이 지원 사격에 나섰다.

두 자문위원은 수기방식이었던 업무 일지를 바코드와 모바일 기록 형태로 전환하고 전사적 자원관리(ERP) 도입을 추진했다. 또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생산물량에 따라 직원의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유연근무제의 도입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오알켐은 설비가동률을 100%로 높였고, 비용을 2억원 이상 절약하는 한편 그해 매출을 전년 대비 4% 높일 수 있었다.

허창수 “동반성장 위해 꾸준히 도울 것”

이날 허 회장과 전경련 관계자들은 오알켐에 자문 우수기업 상패를 수여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대기업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각종 경영 자문 과정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전경련 경영닥터제는 대기업의 1·2차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6개월간 현장 중심으로 자문을 진행하는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2007년 이후 삼성전자·LG전자·포스코 등 75개 대기업과 771개 협력업체가 참여했다. 2004년 출범한 전경련 경영 자문단에는 삼성·현대차·LG·포스코 등 주요그룹 전직 CEO와 임원 40명이 참여하고 있고, 현재까지 1만여개 기업에 2만건 이상의 자문을 제공했다.

허 회장은 “오알켐은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 전경련 경영 자문단까지 3자가 함께 협력해 소재 국산화와 수입 대체에 성공한 상생의 표본”이라며 “동반성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핵심인 만큼 앞으로도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를 통해 대·중소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