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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감염 터지는데 부스터샷 사각지대 코호트 격리 요양병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요양병원·시설 등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연일 터지는 가운데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중인 곳이 추가접종(부스터샷) 사각지대로 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일정 기간 유전자 증폭(PCR)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된다면 코호트 격리 중이라도 종사자와 입소자 대상으로 추가접종하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3일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코호트 격리 중인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61곳으로 시설 내 누적 확진자는 각각 1576명, 488명에 달한다. 요양병원과 시설 입소자, 종사자는 상반기 우선 접종 대상에 들었고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접종 효과가 떨어지면서 이들에게서의 돌파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오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중인 경기도 부천시 모 요양병원 출입문에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중인 경기도 부천시 모 요양병원 출입문에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요양병원·시설에서의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접종 완료자에 한해 허용했던 접촉 면회를 잠정 중단했다. 또 오는 26일까지 추가접종을 서둘러 끝내겠다고 밝혔다. 요양병원·시설의 접종 실적을 정부가 따로 집계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자체, 방문 접종하는 곳은 ‘코로나19 치료병원’으로 묶어 누적 현황을 공개한다. 22일 기준 28만9865명이 추가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감염이 발생해 코호트 격리 중인 곳은 추가접종에서 예외가 된다. 접촉자로 분류된 경우 잠복기 상태일 수 있다는 이유로 격리에서 해제된 뒤 백신을 접종하게 한다.

추진단 관계자는 “격리 중에는 잠복기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접종을 하지 않는다”며 “오늘 음성이 내일까지 음성이라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확진자에 접종하지 않듯 마찬가지로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접종은 감염을 막기 위한 건데 격리라는 행위는 다른 접촉을 금해둔 상태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들어간다”며 “격리 중인 것 자체가 감염 관리가 된다는 것으로 접종 실익이 크지 않고 격리가 해제되면 접종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호트 격리 중인 곳에선 그러나 한시라도 급한 상황에서 자체적인 의료진 판단에 따라 추가접종을 허용해야 한다는 요청이 나온다.

확진자가 누적 70명가량 발생해 병동을 코호트 격리 중인 A 요양병원 원장은 “코호트 격리 중인 병동에서는 최소 3일에 한 번 PCR 전수 조사를 하고 필요하면 더 자주 한다”며 “PCR 음성이고 보호자 동의가 있다면 주치의 문진을 거쳐 추가접종할 수 있게 정부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확진자가 잠복기인 상태에서 백신을 맞았을 때의 부작용 등을 우려해 정부가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은데 위험성은 있지만,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없다”며 “허용해도 담당 주치의가 접촉한 지 얼마 안 된 분한테 맞자고 하진 않을 것이다. 확진자가 한 명도 안 나온 방에 계신 분들도 병동 전체가 코호트 들어가면 10일 이상 격리돼 있는데 상대적으로 안전한 경우라면 맞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병원 입소자는 고령자고 기저질환자 많아서 코로나 걸리면 중증 사망위험이 높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라며 “과거 접종한 이력이 있다면 추가접종 시 기억세포로 인해 항체 생성 반응이 빠르고 높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이득이 크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중인 경기도 부천시 모 요양병원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중인 경기도 부천시 모 요양병원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김 교수는 “잠복기가 있다고 해도 바이러스가 극히 적은 상황이라 백신을 맞으면 빠르게 항체 반응이 와서 막아낼 수 있고 중증도도 낮출 수 있다”며 “설사 소량의 바이러스가 있다 해도 백신을 맞는다고 부작용이 더 크다고 할 수 없다. 접종에 따른 부작용 위험과 이득을 비교해보면 음성인 이들에겐 이득이 크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잠복기 상태에서 백신 접종하면 면역 유발이 힘들 수 있다”면서도 “일주일 정도 관찰해 PCR 검사에서 계속 음성이 나오고 추가 감염이 없다면 그 후로는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N차 감염이 나올 위험이 크기 때문에 코호트를 최소화하고 감염자를 빨리 전담요양병원 등으로 이송해 치료해야 한다”며 “확진자 발생 시 예방 목적의 항체 치료제를 투여하면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중증으로 안 가고 사망하는 비율을 줄일 수 있으니 격리만 하지 말고 요양병원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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