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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중국, 극초음속미사일에서 발사되는 무기 개발 가속화"

중앙일보

입력

중국 국영TV는 지난 2017년 초음속 활공체(HGV)가 윈드터널을 통과하는 장면을 방영했다.[SCMP 홈페이지 캠처]

중국 국영TV는 지난 2017년 초음속 활공체(HGV)가 윈드터널을 통과하는 장면을 방영했다.[SCMP 홈페이지 캠처]

중국이 극초음속미사일에서 발사할 수 있는 무기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런 움직임으로 볼 때 중국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미군의 미사일 방어망을 위협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이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영 AVIC 항공역학연구소는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극초음속미사일의 작동 환경인 높은 속도와 온도를 구현할 수 있는 윈드터널(풍동)을 운영할 계획이며, 이는 극초음속 활공체(HGV)에서 무기를 분리해 발사하는 실험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극초음속미사일이란 낮은 고도에서 음속의 5배 이상인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말한다. 이는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목표로 향하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원하는 방향으로 비행할 수 있어 요격이 힘들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올해 7월과 8월에 각각 한 번씩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 당국자는 "미국이 보유하지 못한 중국의 기술을 파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중국의 성과는 물리적 법칙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활공체(HGV)의 비행 궤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이코노미스트]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활공체(HGV)의 비행 궤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이코노미스트]

중국이 보유한 HGV는 대기권에 진입한 이후 기동이 가능한 별도의 장치에 탄두가 실려 목표물로 비행하는 방식이다. 현재 중국 외에는 어떤 국가도 HGV에서 발사체를 발사하는 능력을 입증하지 못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발사체가 음속의 5배에 달하는 속도로 이동하는 운반체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매우 높은 압력과 열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HGV에서 분리되는 발사체의 용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비행 중인 HGV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방어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새로운 무기가 미사일방어망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모형이거나 2차 목표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일 가능성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미사일 전문가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멜리사 해넘 연구원은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로는 여전히 많은 부분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AVIC 연구소에 따르면 2년 전 착공돼 최근 가동준비를 위한 시험에 통과한 새로운 윈드터널은 기존 터널보다 폭이 2배나 넓으며 최대 음속 8배의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연구소 측은 "(이 윈드터널이) 중국의 초음속 무기와 장비의 연구·개발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와 해당 연구소는 WSJ의 논평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또 다른 연구기관인 중국 항공역학 연구개발센터(CARDC)도 극초음속 무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이 2019년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극초음속 활강비행체(HGV)인 둥펑-17 미사일의 모습.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2019년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극초음속 활강비행체(HGV)인 둥펑-17 미사일의 모습. [신화=연합뉴스]

미군 관계자들은 미국의 극초음속 무기 프로그램이 중국보다 늦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이달 초 퇴역한 존 하이튼 전 합참 부의장은 "최근 5년간 중국이 수백번 극초음속 미사일을 테스트한 반면, 미국은 단 9차례 시험했을 뿐"이라며 "한자릿수와 세자릿수의 격차가 중국과 미국의 군비 개발 접근 방식에 대한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고 역설한 바 있다.

중국은 이미 우주 상공으로 이동해 HGV보다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핵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최대 12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이 포함돼 있어 미국의 미사일 방어를 압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사분석가들은 중국이 이런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무기와 운송수단을 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통 차오 카네기-칭화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우주에 기반을 둔 미래의 미국 미사일 방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중국이 HGV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함에 따라 미국의 미사일 방어력을 더 빨리 강화하라는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내년 초 신국방정책과 함께 미사일 방어정책(MB)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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