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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짜리 국내 첫 보행교 준공 눈앞…금강 '물 걱정' 커지는 세종시[영상]

중앙일보

입력

국내 첫 보행교 12월 준공, 내년 3월 개방 

세종시 금강에 국내 유일의 걷기 전용 다리(보행교) 준공이 임박해지면서 세종시의 물 걱정이 커지고 있다. 세종보 개방에 따라 금강 수량이 풍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향후 세종시의 핵심 관광시설이 될 보행교의 주변 경관이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서다.

세종시 금강보행교가 오는 12월 준공된다. 김방현 기자

세종시 금강보행교가 오는 12월 준공된다. 김방현 기자

23일 세종시에 따르면 보행교는 다음 달 초 준공 뒤 내년 3월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이 다리는 행복도시건설청(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만들고 있다. 사업비 1080억원은 LH가 부담했다.

금강 보행교는 세종시 금강 북측에 있는 국립세종수목원수목원·중앙공원·박물관단지 등과 남측 수변공원을 연결한다. 다리 형태는 원형이다. 원형은 행정수도 세종의 환상(環狀)형 도시구조를 형상화했다고 행복청은 설명했다. 또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1446년에 착안해 길이는 1446m로 했다.

세종시 "보행교 경관위한 수량 확보 검토"

금강보행교 조감도. 행복도시건설청

금강보행교 조감도. 행복도시건설청

세종시는 다리 개통을 앞두고 여러 가지 대책도 내놨다. 다리 북쪽 2단계 중앙공원(조성 중) 인근에 500대 규모의 임시 주차장을 만든다. 다리 전체에는 모두 16개의 포토존(사진 찍는 곳)을 설치한다.

보행교 아래쪽에 설치된 자전거 보관소 규모를 최근 28대에서 140대로 늘렸다. 전망대 계단에는 미끄럼 방지 시공을 하고, 시민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쉼터도 조성한다. 내년 말까지는 보행교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만든다.

문제는 빈약한 금강 수량과 이로 인한 보행교 주변 경관이다. 이와 관련, 세종시 관계자는 "금강 수량과 수면적(水面積) 확보 방안을 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금강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해 보행교 경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자원공사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보행교가 개통하는 데 (세종보 개방으로)금강 물이 많이 빠져 있다”며 “또 다른 물막이 시설 등은 고민해야 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세종시는 세종보 개방 이후 지금까지 보행교 주변 경관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세종보가 개방한지 4년이 지났다. 보 주변은 모래와 자갈밭으로 변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보가 개방한지 4년이 지났다. 보 주변은 모래와 자갈밭으로 변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보 주변에는 동물 배설물 

보행교 하류 5㎞ 지점에 있는 세종보는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그해 11월부터 부분적으로, 다음해 2월부터는 전면적으로 개방됐다. 4년이 지난 요즘 세종보 동쪽 입구 어도(魚道)에는 물고기가 한 마리도 없고, 물 위에는 녹조류만 둥둥 떠 있다. 보의 바로 아래와 위쪽은 강물은 흐르지 않는 채 자갈과 모래밭으로 변했다.

강바닥 모래 위엔 고라니 등 야생동물 발자국과 배설물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세종보 수문을 조작하는 데 쓰이는 부품들은 녹이 슬어 고철처럼 변했다. 이곳에서 만난 정모(53·세종시 보람동)씨는 "수문이 열리기 전 아름다운 호수였던 세종보 일대가 이젠 잡초지로 바뀌어 있으니 안타깝다"고 했다.

세종보 주변이 잡초밭으로 변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보 주변이 잡초밭으로 변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보 개방 이후 강 수위 낮아져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이 지난해 8월 작성한 '금강·영산강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금강 세종 시내 구간 평균 수위(해발 기준)는 세종보 수문 개방 전인 2017년 11월 4일 11.85m에서 개방 후인 2019년 3월 29일에는 8.40m로 3.45m(29.1%) 낮아졌다.

이에 따라 물이 고인 면적은 236만6000㎡에서 188만7000㎡로 47만9000㎡(20.2%) 줄었다. 세종시와 환경부는 세종보가 철거될 것에 대비, 약 100억 원을 들여 금강에 또 다른 취수 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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