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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장' 등 예우 없을 듯…"노태우와 상황 다르다" [전두환 1931~2021]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일 사망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례 절차와 관련 국가장(國家葬) 등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지병을 앓아온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전 전 대통령은 자택 내에서 쓰러져 오전 8시55분께 경찰과 소방에 신고됐으며 경찰은 오전 9시12분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2019년 3월11일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뉴스1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지병을 앓아온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전 전 대통령은 자택 내에서 쓰러져 오전 8시55분께 경찰과 소방에 신고됐으며 경찰은 오전 9시12분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2019년 3월11일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뉴스1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관련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 전 대통령의 경우는 국가장으로 예우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국가장의 장례위원장을 맡았던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은 합법적 절차로 국민 손에 뽑혀 대통령이 됐고 추징금도 완납했으며 유족들이 광주에 진정성 있게 참회해왔다”며 “국가장은 국민 수용성 여부를 중요하게 판단해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총리실 관계자도 “절차상으로는 유족들의 의견을 고려해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이 결정하면 국가장이 가능하다”면서도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의 불법적 정권탈취와 광주에 대한 책임 등에 대해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10월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고 노태우 전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10월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고 노태우 전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청와대는 일단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급작스런 사망 소식에 따라 장례절차와 예우 등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내부 논의가 먼저 진행될 필요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조문과 조화 여부 등 모든 관련 절차 역시 논의가 이뤄진 뒤에 구체적 방식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망 당일에는 아무런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그러다 다음날인 27일 국무회의에서 국가장이 결정된 이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노태우 전 대통령이 5ㆍ18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과 12ㆍ12 군사쿠데타 등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방정책 추진,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 등 성과가 있었다”는 메시지를 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빈소를 직접 찾지 않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대신 보내 유족들을 위로했다. 지난달 30일 거행된 영결식은 유럽순방 일정과 겹쳐 불참했다.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 왼쪽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근조화환이 오른쪽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문 대통령은 추모 메시지를 냈지만, 직접 조문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 왼쪽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근조화환이 오른쪽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문 대통령은 추모 메시지를 냈지만, 직접 조문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

청와대 내에서는 국가장을 결정했던 노 전 대통령 때와는 달리, 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예우를 하지 않는 방향의 결정이 이뤄질 거란 기류가 강하다고 한다.

실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달 28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 결정과 관련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국가장이나 국립묘지 안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수석은 당시 “노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은 완전히 다른 케이스”라고 했다.

1987년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노태우 당시 대표(왼쪽)가 전두환 당시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대의원들의 환호에 답하는 모습.연합뉴스

1987년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노태우 당시 대표(왼쪽)가 전두환 당시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대의원들의 환호에 답하는 모습.연합뉴스

지금까지 전직 대통령의 장례가 국가장으로 치러진 것은 김영삼ㆍ노태우 전 대통령 등 두차례다. 앞서 박정희ㆍ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장으로, 최규하ㆍ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는 국민장으로 진행됐다. 이승만ㆍ윤보선 전 대통령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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