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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자 "사심 없는 쿠데타"…남편 옹호했다 지탄 받기도 [전두환 1931~2021]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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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만큼 유명세를 탄 이가 부인 이순자 여사다. 이 여사는 고인의 육사 선배 이규동 장군의 딸이다. 1953년 육군사관학교가 있던 경남 진해에서 전 전 대통령이 당시 육사 참모장이던 이 대령 집에 무턱대고 “점심을 얻어먹겠다”고 찾아간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대통령,대통령 가족사진,재국,재용,재민군및 효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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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사에겐 좋지 않은 일이 적지 않았다. 1982년 터진 장영자·이철희 어음 사기 사건이 대표적이다. 주요 기업이 여럿 도산해 ‘건국 후 최대 규모의 금융 사기’로 불린 이 사건에 장영자의 형부이자, 이 여사의 작은아버지인 이규광씨가 연루됐는데, 이씨는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여사는 “우리를 오해한 세력이 장영자 사건을 계기로 기다렸다는 듯 나를 목표물로 삼아 정부에 복수를 시작했다”고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여사의 직·간접적 개입을 의심하는 시각이 적잖았다. 당시 그가 친인척들을 이용해 강남 땅 투기에 나섰다는 소문이 돌면서 ‘연희동 빨간 바지’라는 별명도 생겼다.

1986년 11월1일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올림픽 선수촌 및 기자촌 기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 중앙일보

1986년 11월1일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올림픽 선수촌 및 기자촌 기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 중앙일보

이 여사는 발언이 논란을 야기한 경우도 많았다. 그는 2017년『당신은 외롭지 않다』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전두환의 쿠데타는 사심이 없는 쿠데타였다”, “우리 부부도 5·18 사태의 희생자다”라고 주장했다. 2019년에는 5·18 재판 출석을 앞둔 남편을 가르켜 “내 남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검찰이 ‘전두환 일가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을 꾸려 재산 추적에 나섰을 때는 이 여사의 남동생인 이창석씨가 구속됐다. 검찰은 이씨가 고인의 비자금을 관리한 인물로 판단했다. 당시 고인의 장남 재국씨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추징금 완납 시까지 당국의 환수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할 것이며 추가 조사에도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고인은 미납금 966억원가량을 남긴 채 세상을 떴다.

1990년 11월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백담사 은거 2주년 법회에 한복차림으로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1990년 11월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백담사 은거 2주년 법회에 한복차림으로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고인은 슬하에 3남 1녀(재국·효선·재용·재만)를 뒀다. 장남 재국씨는 한때 시공사를 운영하며 출판업에도 진출했지만, 검찰은 시공사를 고인의 비자금 은닉처로 지목했다. 이후 재국씨는 지분을 서서히 매각해 출판업에서 손을 뗐다. 두 번의 이혼을 겪은 차남 재용씨는 2004년 탈세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고인의 비자금 73억원이 재용씨에게 유입된 사실을 밝혀냈다. 2007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8억원을 선고받은 재용씨는 조세포탈 확정판결 직전 자기 소유 부동산을 대거 매각해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대표가 2013년 9월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미납추징금 1672억원의 납부계획과 함께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뉴스1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대표가 2013년 9월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미납추징금 1672억원의 납부계획과 함께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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